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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여야 개헌공방 발화…한국, 문 대통령과 직접 협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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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국당 개헌안, 내각제 야심 가득"…한국당 靑회동 제안 일축

4월 임시국회 파행 계속…여야 원내대표 협상 결렬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이슬기 기자 = 여야의 개헌 공방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고 있다.

정부 개헌안 발의 후에도 겉돌기만 했던 여야의 개헌 논의가 자유한국당의 자체 개헌안 발표를 계기로 수싸움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개헌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의 신경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당이 국회 차원의 협상 대신 정부 개헌안을 발의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개헌 문제를 담판 지을 것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전선이 자칫 청와대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 개헌안 발의 후 국회 차원의 합의를 촉구하고 있는 청와대가 당장 논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일축했지만, 협상이 막판까지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당청이 모종의 결단을 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원내대표는 4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조찬을 함께하며 개헌 문제를 포함해 4월 임시국회 정상화 여부를 논의했지만,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채 빈손으로 헤어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의 개헌 협상 필요성을 제안했고, 이에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이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거듭 요구하고, 이에 민주당이 공수처법 처리로 맞불을 놓으면서 임시국회 정상화 논의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여야는 이날도 개헌 문제 및 국회 파행의 책임을 놓고 거센 공중전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내놓은 개헌안을 내각제의 야심을 그대로 드러낸 안이라고 비판하면서 한국당을 '상습적 국회 보이콧 당'이라고 몰아붙였다.

추미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 개헌안은 민심은 없고 야심만 가득한 기대 이하의 개헌안"이라며 "당론에 고스란히 담긴 내각제의 야심은 개헌을 집권여당의 도구로 활용한 그들의 과거 모습과 조금도 바뀐 게 없다"고 비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은 상습적이다 못해 아예 고질병 수준"이라면서 한국당 개헌안에 대해서도 "사실상 내각제로 대통령을 바지저고리, 허수아비로 만들고 총리가 나라를 좌지우지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주권의 원칙에 정면위배되고 삼권 분립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과 개헌 담판 카드를 꺼내 들고 공세에 나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이 관제 개헌안을 밀어붙이다 개헌을 무산시킬 의도가 아니라면 청와대와 야당이 실질적인 개헌 테이블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강구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우 원내대표를 겨냥해 "권한이 위임되지 않는 한 (우 원내대표와의 협상은) 시간 낭비이고, 마네킹을 세워놓고 얘기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원색 비난하면서 "민주당이 껍데기만 바꾼 대통령 개헌안을 당 개헌안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방송장악 금지법 통과를 위해 해당 상임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농성을 마다치 않던 민주당 의원 116명은 지금 다 어디 계시냐"며 "정권을 잡았다고 소신마저 내팽개친 것은 아닌지, 민주당 의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며 방송법 통과를 거듭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그간 대통령 발의 개헌안에 반대하면서도 국회가 개헌안을 내놓지 않아 국민 앞에 부끄러웠는데 제1야당이 이제라도 밥값을 해 다행"이라며 "민주당은 대통령 개헌안이 당론이라며 거수기 노릇만 하고 있다"면서 양측을 동시에 겨냥했다.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에 실패하며 이날까지 4월 임시국회는 개의조차 하지 못한 채 사흘째 파행을 이어갔다.

정보위 법안소위는 예정대로 오후에 개최해 법안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고,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헌정특위)는 별도 간사 회동을 통해 오는 9일부터 재가동하기로 합의했지만, 그 이외에 법사위를 비롯한 대부분 상임위는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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