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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연합시론] 과제 산적한 4월 임시국회, 개헌·민생부터 챙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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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4월 임시국회가 2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린다. 주요 일정으로는 오는 9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경 예산안 관련 국회 연설에 이어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대정부 질문이 진행된다. 여야는 또 이번 임시국회 회기 중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관련 국회 연설을 청취하기로 합의했다. 4월 임시국회는 개헌, 추경예산안 등 주요 쟁점을 다뤄야 하는 데다 6·1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열리는 것이어서 어느 때보다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게다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에 따라 4개 교섭단체 체제로 전환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임시국회여서 국회 운영도 한결 복잡해질 전망이다.

4월 임시국회의 최대 쟁점은 개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대통령 4년 연임제 도입과 수도조항 및 토지공개념 명시 등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국회는 헌법에 따라 '발의 60일 이내'인 5월 24일까지 대통령 개헌안의 가부(可否)를 의결해야 한다.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선 재적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개헌안은 야당의 반대로 국회 관문을 통과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지방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기 위해선 국회가 여야 합의로 별도의 개헌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의 활동 시한인 6월 말 이전에 국회 차원의 개헌안을 마련하면 된다고 맞서고 있다.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여당은 문 대통령이 발의한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지지하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리 선출 방식을 놓고도 여당은 현행 방식 유지를 선호하지만, 야당은 대체로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거나 선출하는 책임총리제를 원하고 있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편성한 4조 원 규모의 추경안도 쟁점이다. 정부는 오는 5일 국무회의를 거쳐 6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재난 수준인 청년들의 고용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특정 지역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경 편성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예산 집행 3개월여 만에 추경안을 편성하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이다. 아울러 오는 27일로 예정된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문제도 4월 임시국회의 뜨거운 쟁점이다. 여야는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이자 입법기관이다. 정책이나 현안을 놓고 각 정당이 얼마든지 대립할 수 있고, 논쟁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결정은 당리당략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4월 임시국회의 최대 쟁점인 개헌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7일부터 가동한 원내대표 채널의 개헌 협상에 좀 더 속도를 내기 바란다.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해 국회는 늦어도 오는 5월 4일까지 자체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다. 4월 임시국회에서 개헌 문제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얘기다. 권력구조, 선거제도, 권력기관 등 3대 쟁점과 개헌 시기에 대해 각 당의 당론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협상을 통해 결론을 내기 바란다. 만일 5월 4일까지 국회의 자체 개헌안을 마련할 수 없다면 최소한 언제 개헌안을 발의해 언제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인지 개헌 로드맵이라도 제시해야 한다. 또 추경안에 대해선 여건 야건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조하는 것이 마땅하다. 야당은 단지 정치적인 이유로 추경안 처리 자체를 반대해선 안 된다. 정부가 제출하는 추경안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보완할 부분이 없는지 따져 보는 게 야당다운 자세다. 여야 모두 지방선거를 의식해 4월 임시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려 해선 안 된다. 4월 임시국회가 개헌과 민생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협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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