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D-1]법정관리 임박한 금호타이어...‘패자들의 게임’ 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청산시 채권단손실 최소 1.4조

中 자산 회수가능성 거의 없어

2.5만 소액투자자 3000억 ‘증발’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중국계 더블스타 투자유치 허용 등을 놓고 금호타이어 노동조합과 사측의 협상 시한이 30일로 하루 앞둔 가운데, 노조의 강경반대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입장 고수가 이어지면서 법정관리행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법정관리시 회생보다는 청산이 더욱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단은 물론 임직원,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대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노조가 해외자본 투자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내달 2일께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법정관리시엔 회생보다는 청산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노조의 동의를 촉구했다.

헤럴드경제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채권단 손실, 1조4000억원 이상 =29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최근 채권단이 실시한 컨설팅 결과 금호타이어의 청산가치는 1조33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지분율 13.5%), 우리은행(14.2%), 국민은행, 한국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광주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8개 기관이 투입한 자금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채권단이 청산가치 전부를 회수한다는 가정하에도 1조4000억원의 투자손실을 보게되는 셈이다.

금호타이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채권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금호타이어와 금호타이어톈진, 금호타이어장춘, 금호타이어조지아, 금호사옥 등 유형자산을 원화 및 외화채권의 담보로 설정했다. 채권최고액은 1조8541억원이다.

그러나 채권최고액이 실제 채권보다 20~30% 높게 설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 투자금을 회수하기엔 역부족이다.

투자자들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중국공상은행 등은 중국 난징금호타이어의 건물 및 기계장치 일부에 대해 담보를 잡고 있으며 채권최고액은 518억원이다. UBS 등도 금호타이어USA의 건물을 담보로 가졌다. 채권최고액은 962억원이다.

청산이 진행되면 채권단은 담보자산을 매각하고 채권 우선순위대로 자산매각을 통해 회수한다. 법원경매 등을 통해 매각절차가 이뤄지고 담보설정이 되지않은 자산은 매각 후 채권기관 지분비율대로 분배된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산매각이 가능할 수 있으나 보통 청산시 가치는 장부상 가치보다 낮다.

시간도 우호적이지 않다. 산은 관계자는 “좋은 자산이 아니면 유찰도 있고 낙찰받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청산에 들어갈 경우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채권단 중국자산 가치는 ‘마이너스’ =중국 쪽은 회수 가능성이 희박하다. 채권단은 2조4000억원 중 해외 현지법인에 1조1000억원을 투입했으며, 이 중 중국에만 70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톈진, 금호타이어장춘 등의 건물 및 기계장치 3866억원을 담보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중국 쪽 밸류에이션(가치)이 불행하게도 전부 음의 값을 가지고 있다. 마이너스 밸류다”고 설명했다.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경우다. 중국공장을 분리해 매각하기 힘든 중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

채권단은 중국 공장 정상화를 위해 75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걸림돌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 28일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법정관리로 가면 중국 공장이 자동적으로 청산에 들어간다. 정확히 정리해봐야 겠지만 중국 공장 처리가 쉽지 않다”며 “보조금 문제도 있고 청산절차가 어렵다. 한-중 간 경제적 파장도 있을 수 있고 외교관계도 문제가 될 수 있어 순조롭게 정리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직원들 퇴직금은… =청산이 결정될 경우 근로자들의 고용보장이 어려워질뿐 아니라 임금 등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된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은 호소문에서 법정관리 신청시 30~40%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임금 30% 이상 대폭 삭감, 임금ㆍ퇴직금 지급 보장 없음 등을 강조했다.

청산시엔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채권을 우선변제하게 되어있는데, 최종 3월분의 임금, 최종 3년 간의 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을 최우선변제한다.

근로자들은 임금채권보장제에 따라 근로자가 기업 도산으로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하면 근로복지공단이 회사를 대신해 이를 우선지급하나 일정 상한액이 있고 미지급된 임금의 전액도 아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임금채권이 먼저겠지만 퇴직금을 정상적으로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2만5000명 투자자들, 증발하는 3000억원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금호타이어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최대 3000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금호타이어의 시가총액은 6399억원이었다. 1년 전(2017.3.29.) 1조3319억원과 비교하면 51.96% 급감, 반토막 난 셈이다.

2016년말 기준 소액주주 수는 2만5656명으로 지분 비중은 47.63%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이들의 주식보유액은 3048억원에 달한다. 1인당 투자액을 환산하면 약 1200만원 수준이다.

금호타이어는 내달 9일로 사업보고서 제출을 연기했다. 감사자료 등에 대한 회사의 제출이 늦어지면서 감사보고서 제출도 지연됐기 때문이다.

제때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감사인은 보고서 의견거절을 내게 되고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주주들은 상장폐지 전 정리매매를 할 수 있지만 헐값에 넘기거나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거래소에서 거래가 되지 않고 주가하락을 감내해야 한다.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주식은 휴지조각이 된다.

ygmoo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