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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밀착카메라] 금지 팻말 무색한 '불법 낚시'…주민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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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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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답답한 미세먼지 속에서도 봄철 낚시를 즐기는 분들 많습니다. 그런데, 낚시 금지구역으로까지 몰려든 낚시객들 때문에 인근 농어민들 한숨이 깊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화성과 평택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인공호수 남양호입니다.

40여년 전 서해바다인 남양만을 막아 생겨난 호수로 인근 간척농지들은 대부분 낚시가 금지돼 있습니다.

농업용수를 제대로 공급하고 어민들의 어업활동도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간척농지로 진입하는 농로 입구에는 승용차들이 쉴새 없이 오갑니다.

봄철을 맞아 이곳을 찾아온 낚시객들입니다.

남양호는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이렇게 낚시를 할 수 있는 곳과 할 수 없는 곳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면서 이렇게 금지구역까지도 낚시객들이 몰려들고 있다는데요.

안쪽의 실상은 어떨지 한 번 들어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낚시 금지 구역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지만, 호숫가 곳곳에는 낚싯대를 펼쳐놓은 사람들이 앉아있습니다.

낚시객들이 머물렀던 자리마다 일회용 부탄가스 캔부터 라면용기, 빈 술병 등 각종 쓰레기들이 나뒹굽니다.

[마을 주민 : 저기 쓰레기 잔뜩 모아 놨잖아. 어떤 때는 보면 별 쓰레기가 다 나오던데. 낚시들 하고 음식 같은 거 해서 끓여 먹고 그러더라고요.]

농기계가 다녀야 할 농로 한 켠에는 낚시객 차량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경작지에 들어가 텐트까지 친 낚시객들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마을 농민 : 텐트치고 그냥 작물까지 다 버려놓고 논두렁에 앉아서 뭉개고. 여기 차 있으면 농기계 못 지나다니고 여기가 농기계 농로지 차도는 아니거든.]

음식물 쓰레기에 비닐까지 토양오염 우려도 제기됩니다.

[마을 농민 : 바람 불면 다 농로로 오더라고요. 모 심어놓은 상태에서 비닐류가 들어가있으면 주우러 가기도 그렇고. 비닐류는 아주 치명적이죠. 모가 뿌리를 못 내려요.]

남양호에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어민들도 수질오염을 우려합니다.

이곳은 남양호에서 어업활동을 하는 어민들이 활동하는 곳입니다.

어업활동 보장을 위해서 낚시 금지 구역으로 지정이 돼 있지만요.

이렇게 바닥에는 낚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물에 둥둥 떠내려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재훈/남양호 장안내수면 어업계장 : 단속이 안 되더라고요. 워낙 많이 밀려들고 이러니까. 그물 같은데 (바늘이) 걸리면 그냥 자르고 가고. 쓰레기 같은 것 많이 버리고 이러니까 수질도 나빠지고.]

낚시 금지 구역에서 낚시행위는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주민들의 계속된 요청에 화성시는 단속 요원을 배치했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습니다.

[화성시청 관계자 : 낚시 금지구역 지도·단속이죠. 정확히 말씀드리면 지금은 주로 계도를 하고 있어요. 과태료가 300만원이에요. 금액이 너무 과다해서 과태료 부과하기가 좀 어려운 점이…]

한 해 낚시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는 연간 5만 톤으로,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낚시 인구가 800만 명에 이르면서 그로 인한 피해도 늘고 있습니다.

관할 지자체가 단속에 뒷짐지는 사이 불법 낚시행위로 인한 주민들의 2차 피해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턴기자 : 송하린)

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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