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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동걸 최후통첩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무산 땐 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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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이후 법정관리 수순 불가피 "5000명 직원 생존권 달려" 호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에 최후 통첩 후 호소했다. 오는 30일이 지나면 채권단이 손을 쓸 수 없고,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회장은 28일 오전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이유로든 더블스타의 자본 유치가 무산되면, 금호타이어는 기계적인 절차에 따라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며 노조의 동의를 촉구했다.

당장 다음 주 금호타이어에 270억원의 어음과 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를 갚지 못하면 금호타이어는 부도 처리된다.

그는 "자율협약 연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누군가 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그 순간 부도다"며 "이는 정부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매수 협약 전제 하에 보류됐던 3월 결산 감사인 보고서도 '의견 거절'을 예상했다. 이 경우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되며, 채권단의 손을 떠나 모든 게 움직이게 된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조는 오는 30일 또 한번의 해외 매각 반대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날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노사에 자구안 합의 및 더블스타 유치 동의를 마무리짓도록 요구한 최종 기한이다.

이 회장은 "노조가 냉장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며 "5000명의 직원과 그 가족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언제 어디서든 노조가 원한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현재 금호타이어 노조에 전 직원 대상 해외 자본 유치에 대한 찬반 투표를 제안한 상태다. 노조의 강경한 태도가 실제 모든 직원을 대변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전 직원의 과반 이상이 더블스타 자본 유치를 반대하면 매각을 더이상 진척시키지 않겠다"는 강수를 던졌다. 투표 결과에 대한 자신감보단 법정관리에 점점 가까워지는 현 사태의 심각성을 주지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일부 생산직 노조원과 일반직 노조는 더블스타 매각에 찬성하고 있다. 실제 일반직 대표단은 "법정관리는 임금과 퇴직금을 보장하지 않고, 국내외 영업 또한 붕괴될 것"이라며 현명한 판단과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동시에 전 직원 투표가 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기 위한 취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채권단 입장이든, 주주의 입장이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을 매각할 때 노조의 동의는 있을 수 없다"며 "노조는 이를 인지하고 편견이나 감정적인 대응 없이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 타이어뱅크에 대해서는 "직접 접촉한 적 없는, 인수 능력이나 가능성이 낮은 제3자가 갑자기 나타났다"며 "이를 빌미로 해외 매각을 철회하자는 건 이 시점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타이어뱅크가 공식적으로 접촉해 오더라도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 회장은 "더블스타와 동일한 자금(6463억원) 유치 조건으로는 당장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 정상화만 가능할 뿐 국내 공장을 회생시킬 수 없다"며 "단순한 지분 문제가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공장을 현지 사정상 분리 매각할 수는 없다"며 "인수전에 참여하려면 지분 확보를 통한 자금 유치 외에 6000억~7000억원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런 상황이 노조의 시간 끌기로 보인다는 의견에는 "행여 정부에서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생각은 원칙론에 안 맞다"며 "자율협약 연장은 불가하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junews.com

노경조 felizk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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