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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예술 읽어주는 여자, 황정빈] 쓰레기로 세상을 만드는 예술가, 빅 뮤니츠(Vik Mun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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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Marat (Sebastiao) - 빅 뮤니츠(Vik Muniz) 출처-© 2018. Vik Muniz


빅 뮤니츠(Vik Muniz)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태어나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다. 초콜릿 시럽, 먼지 같은 재료로 이미 존재하는 이미지와 미술작품들을 재구성하는 방식의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 출신의 예술가, 그의 인생은 그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 그는 처음부터 부유하거나 지원을 받아 예술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다. 브라질 빈민가 출신이었던 그는 우연히 거리에서 싸움을 말리던 도중 다리에 총을 맞게 된다. 총을 쏜 사람은 싸움이 뮤니츠의 잘못으로 알고 방아쇠를 당기게 된 것이었다.

그는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는 방안으로 뮤니츠에게 큰 보상금을 주었다. 뮤니츠는 그 돈을 가지고 미국으로 이주를 한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미술 공부를 시작하고, 우리에게 친숙한 재료들을 가지고 자신의 세상을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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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뮤니츠(Vik Muniz) 출처-© 2017 by Kreëm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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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에 그가 담은 이야기를 알아보자. 그는 쓰레기 마을이라 불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 외곽에 위치한 ‘자르딤 그라마초(Jardim Gramacho)’에 돌아가 작업을 시작한다. 그 곳에는 하늘에 닿을 것 같이 우뚝 솟은 산이 있는데, 이 산은 바로 쓰레기더미이다. 뮤니치는 이 쓰레기 매립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2년간 가깝게 소통한다. 그들은 밝고 본인들의 일에 자부심과 희망을 가지고 있다.

“냄새는 샤워하면 없어지는 걸요. 정직하게 일하면서 버는 돈이니까. 길거리에서 몸을 파는 거리의 창녀보다 낫죠.” 라고 밝은 미소로 말하는 사람들, 그들은 정당하게 돈을 벌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매립지 사람들과 함께 유명한 명화들을 재활용품과 쓰레기로 재현한다.

그는 쓰레기로 만든 작품 외에도 너무나 일상적인 물건을 이용해서 작품을 만든다. 땅콩버터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표작 ‘모나리자’를 만들고, 초콜릿 시럽으로 정신분석학의 선구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초상화를 그리며 스파게티와 토마토소스로 ‘메두사’를 만드는 등 온갖 식재료 또, 잡지와 책, 신문 등을 이용해 창작활동을 한다.

한마디로 그의 작품은 소재가 가진 특징과 함께 예술로 승화된다. 쓰레기라는 아무 짝에도 필요 없게 된 물건을 재료로, 또 자르딤 그라마초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을 창작자로서 재탄생 시킨다.

그의 작품들은 과거의 신화나 다른 화가들의 명작들에서 그 아이디어를 차용한다. 이것은 창의성의 원천인 상상력이 개인의 독창적 생각과 집단의 사고, 신화 등과 함께 발하여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빅 뮤니츠는 자신이 살던 브라질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쓰레기 매립지를 자신의 주 창작무대로 활용하였다. 1970년대 정치적 억압에 시달리던 브라질의 가난한 마을에서 성장한 그는 다양한 소재로 해학적인 예술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로 성장했다.

“물질은 존재 자체로 의미를 보인다.”는 그의 말로 지극히 일상적이고 의미 없는 사물도 누군가가 어떻게 인식하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그것을 낯설게 만들어 사람들에게 특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황정빈 파르트 문화예술전문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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