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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새우 싸움에 고래등 터지나...금호타이어 인수전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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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뱅크 vs. 더블스타

각각 수익성, 전문성 우위

혼전속 법정관리 가능성↑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금호타이어 매각이 점입가경이다. 금호타이어와 비교하면 훨씬 덩치가 작은 중국 더블스타와 한국 타이어뱅크가 다투는 모양새다. 매각의 주체인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아니면 법정관리라는 입장이다. 자칫 새우 싸움에 고래등이 터질 수도 있는 셈이다. 설령 매각이 성사돼도 후유증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몸집만 보면, 더블스타가 3배 이상 크다. 2016년 기준 자산은 더블스타가 1조2442억원, 타이어뱅크 3640억원이다. 부채는 더블스타가 7807억원, 타이어뱅크가 2173억원이다. 매출도 더블스타는 8458억원, 타이어뱅크는 3729억원이다. 그런데 내실은 다르다. 영업이익은 되레 타이어뱅크가 664억원으로, 더블스타(105억원)를 한참 앞선다. 금호타이어의 2016년 기준 매출액은 3조7260억원으로 두 회사를 압도한다. 다만 영업이익은 660억원 수준으로 부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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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에 646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칭다오시에 기반을 둔 국유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다. 더블스타 측은 금호타이어 인수 후 한국법인의 독립경영 보장 등을 공언한 상태다. 볼보를 인수한 지리자동차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하려면 현금을 많이 투자할 수 있어야 하고, 중국 공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현재로선 더블스타 외 대안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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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인수전에 ‘깜짝 등장’한 타이어뱅크는 여러모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실탄’이 절대 부족하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타이어뱅크의 현금성자산은 192억원이다. 타이어를 유통ㆍ판매만 했지 기술을 축적해 생산한 경험이 없다는 점도 아킬레스건이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의 발언도 인수 가능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그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생각을 들어본 후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타이어뱅크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타이어뱅크를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고 차입금으로 인수하는 방법 등을 제안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공동으로 인수해 타이어뱅크가 국내 공장을 맡는 방안도 조율중이라고 했다.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풍전등화’인 상황에서 ‘설(說) 수준의 레토릭’을 내놓고 법정관리 시점에 혼선만 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산업은행 측이 타이어뱅크의 행보를 두고 “언급할 것이 없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금호타이어 주가는 출렁이고 있다. 매각 가능성이 높으면 오르고, 법정관리 우려가 커지면 떨어지는 모습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여전히 해외매각 반대 입장이다. 채권단이 제시한 금호타이어 측 자구안 제출 마감기한은 오는 30일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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