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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개구리가 뱀 삼킬까?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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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타이어뱅크는 대전에 본사를 둔 타이어 전문 유통업체로, ‘타이어 신발보다 싼 곳’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적으로 4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종전까지 넥센타이어 중심의 중저가 국산타이어를 판매하다 최근 들어 컨티넨탈 등 외국산 고급 브랜드를 함께 팔며 브랜드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2015년~2017년 한국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오전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한국 내 공장까지 모두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국민의 마음과 자존감에 큰 상처로 남을 것”이라며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 유출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인수의 핵심인 자금 조달에 대해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를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채권단에 (타이어뱅크를) 담보로 제공하면 채권단 차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가 지난해 4월 공시한 2016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를 보면 타이어뱅크의 총자산은 3640억원에 이른다. 반면 금호타이어 인수 금액은 6500여억원이나 된다. 1900억여원쯤 되는 자산 가운데 850억원이 은행과 타이어 제조사 등에 담보로 잡혀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구리가 뱀을 삼키는 셈이다.

그는 “더블스타가 인수할 경우 채권단이 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 돈이면 국내 공장을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중국 쪽은 아닌) 글로벌 기업 두어 곳의 공동 매수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당장은 금호타이어 국내공장만 인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는 국내 공장만이지만 글로벌 기업과 얘기가 잘 되면 중국공장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경영진을 만나 투자 의향서도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노동조합에 대해 “현재의 생산성으로는 2년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노동조합은 생산성 개선에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이번 인수추진과 관련해 노조와 사전에 만나거나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 “조만간 만나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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