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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신발보다 싸다'는 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인수 선언…매출 3배 자금조달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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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7일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본사가 있는 대전에서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싸다'는 문구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던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27일 오전 10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생각을 들은 뒤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즉시 판매를 증가시켜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판매량 증가→가동률 상승→고용보장의 선순환이 이뤄지려면 " 노동조합은 생산성 개선에 협조해야 한다"며 "현재의 생산성으로는 2년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노조의 협력을 요구했다.

이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된다면 그동안의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이라고 했다.

▲ 타이어뱅크, 유통 전문회사로 유명

타이어뱅크는 정비업소에서 자동차에 안 맞는 타이어를 교체한 뒤 사고위험에 처했던 김 회장이 자신이 경험을 살려 1991년 창업한 타이어 유통 전문기업이다.

타이어뱅크는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싸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현재 전국에서 4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타이어 공장→물류센터(지점)→총판→대리점→카센터→소비자로 전달된 6단계 타이어 유통형태를 공장→타이어뱅크→소비자로 이어지는 3단계로 축소, 이를 통해 공급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을 장악해 들어갔다.

▲ 연매출 3800억원 수준의 타이어뱅크, 1조4000억원의 자금조달이 문제

타이버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는 역시 자금이 최대 걸림돌이다.

산업은행과 중국 더블스타가 합의한 금호타이어 인수 금액은 6463억원이며 중국법인 정상화에 7500억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금호타이어 인수와 정상화에 1조4000억원 가량이 들어가야 한다.

2016년 타이어뱅크 매출은 3729억원, 영업이익 664억원, 당기 순이익은 272억원이다.

매출의 3배가량 소요되는 인수자금 동원능력에 의심을 품는 이들이 많다.

▲ 탈세혐의로 김 회장 재판도 변수

또하나 김정규 회장과 임직원 6명이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도 인수에 걸림돌이다.

김 회장은 일부 판매점을 점장들이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해 현금 매출 누락이나 거래 내용을 축소 신고하는 등 '명의위장' 수법으로 종합소득세 80여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타이어뱅크측은 탈루혐의를 부인하면서 인수와 재판은 별개이다는 입장을 취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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