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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법정관리냐, 해외매각이냐… 금호타이어 ‘운명의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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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노조, 지난주 합의 번복” / 전조합원 찬반투표 실시 제안 / 노조 “합의한적 없어”… 투표 거부 / 30일 자율협약 정지… 청산될 듯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 동의 합의 시한(30일)을 나흘 앞두고 노동조합과 산업은행이 진실공방을 벌이며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6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방안은 지역경제는 물론 협력사 직원들 가족의 생계까지 달린 중대한 사안이기에 ‘소수집단’과 ‘정치적 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는 안 된다”며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중국타이어 업체) 매각에 대한 전 직원 찬반투표를 열어 관련자들의 총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도 전체 의견 확인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기자간담회 후 불쾌감을 드러내며 “전체 직원에 대한 찬반투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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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회장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를 연 것은 지난 23일 이 회장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금호타이어의 해외자본 유치에 ‘구두합의’했던 노조가 24일 입장을 돌연 선회, ‘제3자 인수 가능성’을 내세우며 약속시한이었던 25일까지 ‘공동 선언문’ 초안을 송부하지 않는 등 신의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자율협약 종료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화의 문을 걸어잠근 노조를 다시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고 전체 직원의 의사를 확인해 ‘해외매각 절대불가’를 고수하는 노조를 설득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노조는 “더블스타 자본유치에 대해서 애초에 수용한 적 자체가 없다”며 “경영정상화와 장기 발전방안 수립 등을 위한 미래위원회 구성 역시 산은 회장이 일방적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조에 따르면 23일 비공개 면담에서 이 회장이 해외매각 후 경영정상화로 인한 이익을 직원과 함께 공유할 방안으로 제안한 스톡옵션 제공에 대해서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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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 회장이 “노조와 4시간 가까이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독립경영과 고용보장 등 상당수 사안에서 진지하게 의사를 합치한 것으로 봤다. 노사공동 협의체(미래위원회) 등 저희 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언급한 것과는 정면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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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광주 동구 금남로 거리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철회 1차 범시도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가 더블스타의 인수조건과 동일한 조건에 인수할 국내 업체가 있다며 제3의 안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 회장은 “인수 주체가 설사 밝혀진다고 해도 이 늦은 시점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발목 잡힐 수 없다”며 30일까지 노조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함을 재차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복수의 업체가 인수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하며 제3자 인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대전에 본사를 둔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도 인수 의사를 이미 밝힌 상태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일자리 보호, 기술 유출을 막고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며 “27일 대전 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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