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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야당] 문 대통령, 개헌안 발의…여야 '수싸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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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 중인 아랍에미리트 현지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개헌안을 직접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개헌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죠. 야당 발제에서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이후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여야의 수 싸움을 자세하게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예고했던 대로 문재인 대통령은 개헌안을 직접 발의했습니다.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 현지에서 전자결재를 했고, 곧바로 관보에 게재가 됐습니다. 오늘(26일)은 발의가 예정돼 있었던 만큼, 야당이 아침 일찍부터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집중적으로 공격했습니다. 특히 이른바 '국무회의 패싱' 논란을 강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국무회의도 하는 둥 마는 둥 문재인 관제 개헌안을 오늘 국회로 던지겠다고 합니다. 절차도 얼렁뚱땅, 방식도 얼렁뚱땅…]

[박주선/바른미래당 공동대표 : 국무회의 심의조차 거치지 않는 개헌안을, 그것도 시리즈로 3회에 걸쳐서 홍보쇼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은 개헌안 발의 자체가 위헌이기 때문에…]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무회의를 대신 주재하도록 함으로써, 이른바 '국무회의 패싱' 논란을 피해갔습니다. 이 총리 주재로 개헌안의 국무회의 심의 절차가 마무리가 됐고, 이 총리는 거듭 국회를 압박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국회가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에 차질이 없는 시점에까지 개헌안에 합의해 주신다면 정부는 수용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대통령 발의 개헌안을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국회가 처리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 총리, 검은색 넥타이 차림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총리는 어젯밤에 모친상을 당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했습니다. 아마 인간적으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떠나보낸 와중에도 이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지니는 중대성 때문이겠죠.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 현지에서 전자결재를 한 직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개헌발의권을 행사한다"며 "국회도 국민들께서 투표를 통해 새로운 헌법을 품에 안으실 수 있게 마지막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는 별도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금부터는 '국회의 시간'입니다. 오늘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이 정상적인 절차대로 진행이 된다면, 5월 24일 국회에서 표결이 이뤄지게 됩니다. 만약에 가결이 되면, 바로 다음 날 대통령이 국민투표일을 공고하게 되고, 6월 13일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가 동시에 실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진행될 가능성은 사실 '제로'에 가깝습니다.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극렬 반대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오늘 대한민국 체제 변형을 위한 사회주의식 헌법 개정을 발의한다고 합니다. 대통령의 일방적 개헌 발의는 해방 이후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에 이어서 네 번째 독재 대통령이 되는 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네, "독재 대통령"이라는 비난까지 퍼부은 홍준표 대표. 그런데 자칫 자신도 모르게 대통령 개헌안에 동의할 뻔한 해프닝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23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장면입니다. 홍 대표가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 사이에서 다소 민망한 듯 웃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이야기가 오갔을까요. 이정미 대표가 전해준 이야기입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3월 23일 / 음성대역) : 개헌안이 뭐가 마음에 안 드십니까?]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3월 23일 / 음성대역) : 아닙니다. 다 마음에 듭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3월 23일 / 음성대역) : 네? 다 마음에 드신다고요?]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3월 23일 / 음성대역) : 네, 다 마음에 들어요. 추 대표, 다 마음에 듭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3월 23일 / 음성대역) : 개헌 말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3월 23일 / 음성대역) : 아, 그 얘기는 하지 맙시다.]

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던 거죠. 하지만 이정미 대표, 영화 '넘버3'에 나오는 대사 같은 말을 이렇게 툭 던집니다.

'낙장불입'

네, 농담처럼 오간 말이었지만, 실제로 국회에도 '낙장불입' 원칙이 적용이 된다면, 오히려 개헌 논의가 쉽게 풀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가 않습니다. 우선 야4당이 먼저 협의하자는 자유한국당의 제안에, 바른미래당이 응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쪽에 조금씩 양보하라고 요구하고 있죠.

결국 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평화당과 정의당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국회 논의의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열렸는데, 여야 교섭단체 대표를 중심으로 개헌협상에 돌입한다는 원칙엔 전격 합의했습니다.

자, 오늘은 대통령 개헌안을 받아든 국회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내 손을 잡아줘.

한 번만 더 내게 웃어줘 그대,

그대 나를 잊지 말아줘

난 너의 곁에"

네, DJ DOC의 '내 손을 잡아줘'입니다.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서,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특히 양당은 다른 중소 야당과 먼저 손을 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헌 정국에서 마침내 승리하는 쪽은 특정 정치 세력의 손을 잡는 곳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국민의 손을 잡고 있는 쪽이 아닐까요. 대통령 개헌안은 마침내 발의가 됐고, 국민 여론을 선점하기 위한 정치권의 수 싸움은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문 대통령, 개헌안 발의…복잡해진 '수 싸움' >입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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