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韓 신뢰확대, 中 리더십, 日 스캔들 '개헌삼국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자민당 당대회에서 문서조작 파문을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동아시아의 핵심 국가인 한국과 중국ㆍ일본이 동시에 개헌을 추진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각자의 필요에 의해 개헌을 추진하고 있지만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르다.

한ㆍ중ㆍ일 개헌 '삼국지'는 각국 내부는 물론 역내와 국제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살아남는 이는 세계 질서의 중심으로 부상하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아시아경제

20일 중국 베이징 소재 인민대회당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이날 시주석은 서방 국가 비판에 주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상 가운데 개헌을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이는 시 주석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공산당 당대회에 이어 올해 양회를 거치며 집권 연장을 위한 개헌까지 성공했다. 개헌이 장기 집권 체제의 완성을 의미하는 만큼 시 주석은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 다툼을 벌일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했다. 무역분쟁과 북핵 사태 등에서 나타난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베 총리의 개헌은 실현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학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개헌안 발표가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25일 전격적으로 개헌안을 내놨다. 헌법9조(평화헌법)의 기존 조항을 수정하지 않은 채 자위대의 존재만 명기하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연내 목표했던 개헌안 의회 발의는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베의 개헌 카드는 사학스캔들 문서조작의 핵심 인물인 사가와 노부히사 전 국세청 장관의 의회 청문회 출석을 이틀 앞두고 나왔다.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오기 충분한 상황이다. 여론의 반응도 싸늘하다. 26일 일본 주요 조간신문에서 개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찾아보기 드물 정도다. 극우계열인 산케이 신문조차 오는 9월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가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산케이는 자민당의 개헌안 발의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로 연기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아시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여사가 25일 오후 (현지시간)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재UAE 동포와의 간담회에서 건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개헌안은 진통을 겪고 있지만 이를 바라 보는 해외 시선은 긍정적이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선임연구원은 대통령의 연임이 가능해지면 한국 대외정책의 신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실질적인 이유라기보다는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