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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투기 광풍 다음에는 경제위기” 되풀이되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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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베르너 플룸페·에바 두비슈 공저/홍태희 옮김/한울(한울아카데미)/1만8000원


경제위기의 역사/베르너 플룸페·에바 두비슈 공저/홍태희 옮김/한울(한울아카데미)/1만8000원


“비트코인 투기의 문제는 채굴 방식이나 신기술이 아니라 경제위기다. 왜 사람들은 동일한 실수로 경제위기를 반복하는가.”

저자 프랑크푸르트대학 경제학 교수 베르너 플룸페는 투기광풍 직후에 거의 예외없이 경제위기가 왔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경제위기에 대한 해석은 분분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결함으로 풀이하는가 하면, 부를 독점한 소수의 탐욕 또는 경제 순환 주기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식으로 엇갈렸다. 특히 그간 한국은 닥쳐올 경제위기에 무지했다. 최근 비트코인 사태에서도 한국 정부는 허둥댔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상화폐에 대해 법무부는 지난 1월 11일 거래소 폐쇄를 운운했다. 투자자들이 들고 일어나자 곧 정부는 한발 물러섰지만, 국민의 의구심이나 불안감은 풀리지 않았다. 가상화폐가 핵심 경제 이슈로 떠올랐지만 아직도 한국은 세계적 흐름에 둔감하다.

저자는 “문제는 어려운 비트코인의 원리가 아니다”면서 “채굴 원리가 어떻든 블록체인 기술이 무엇이든 간에 비트코인 광풍은 경제위기의 역사로 풀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상화폐 광풍 다음에는 경제위기가 올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근대 자본주의 시대의 경제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경기순환과 함께 투기적 현상이 확인된다. 이는 전근대 시대와는 확실히 다른 현상이다. 근대 경제위기에서는 소수의 국제적 투기 거물들이 위기를 조장하며, 이런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저자는 “19세기의 자본주의에 있었던 경기순환과 이와 함께 오던 경제위기는 놀랍게도 규칙적이었다”면서 “특정 범위 내에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규칙성”이라고 풀이한다. 여기에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세계화 열풍 속에 소수 자본가의 투기가 합쳐졌다. 1991년부터 2007년까지의 세계경제는 2000∼2001년의 짧은 기간을 빼고는 긴 번영기였다. 이와 함께 투기적 모습이 확연하다는 점이다.

결국 가상화폐 기술을 문제 삼지 말고, 경제위기 역사와 더불어 준동하는 국제 투기꾼들의 동향을 살피라는 얘기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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