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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현장+]"세계 기업으로 우뚝 서 달라" 삼성전자 주주들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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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주주친화'에 방점 찍힌 삼성전자 제 49기 정기 주주총회…50대 1 액면분할 통과 등…1시간55분 만에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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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제 49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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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반열에 선 만큼 그에 대한 공로도 인정했으면 좋겠다."

삼성전자 주식을 30년 가량 보유했다며 익명을 요청한 한 소액 주주는 23일 삼성전자 '제 49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기자와 만나 최근의 삼성을 둘러싼 여론 악화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주주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한 것은 오늘이 처음인데 인천에서 오전 7시에 출발했다"며 "(여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나쁘다'고 지적받는 부분은 수정해 나갈 것이라 믿고, 주주 입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세계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에 시작한 주주총회는 약 1시간55분 동안 이어졌다.

삼성전자 주총은 상정 안건 모두에 동의와 재청 절차를 거치고, 자유롭게 발언 기회를 줘 단 한 명의 주주라도 반대하면 모두 표결을 거친다. 또 경영진의 사업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듣는 시간이 마련되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길지 않고 무리없이' 끝났다는 내부 평가다. 예를 들어 지난 2016년 정기 주주총회는 약 3시간 20분동안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오전 9시 등록인원 기준, 508명의 주주가 모였다. 9시 이후에도 추가로 도착한 주주의 수를 감안하면 이날 주총장에는 700~800명의 주주들이 입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과(過)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공(功)도 인정하되 삼성전자가 미래를 향해 꾸준히 정진해 나가길 바란다는 주주 반응은 또 나왔다.

최고의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란 이유로 지난 2016년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중이라는 또 다른 젊은 주주는 주총 직후 "삼성전자가 기술개발에 매진에 좋은 제품을 만들어왔고 경제에 어느정도 기여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비판 여론을 받아들여 앞으로는)사회적인 책임도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총장에서는 주주, 즉 회사의 주인 자격을 갖고 경영진과 함께 삼성의 미래를 진심으로 우려하는 의견도 나왔다.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즈) 부문장 사장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거센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고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 사장도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 회복 방안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김현석 CE(소비자가전) 부문장 사장에게는 경쟁사를 뛰어넘을 TV 전략을 물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주주들에게 좀 더 친화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다짐을 내놨다.

이날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도 상장 43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한 액면분할이었다. 무려 50대1의 파격적인 액면분할이었다.

한 주주는 주총 안건 통과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에 답답함을 느끼며 "빨리 액면분할 건으로 넘어가자"고 외쳤고 이에 대해 이사회 의장을 맡은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저도 (그러고 싶지만 주총 절차를 지켜야 한다)…"라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쏟아졌다.

이날 권 회장은 "더 많은 주주들이 배당의 혜택을 받도록 하고자 50대 1의 액면분할을 실시키로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주주는 "더 많은 소액 주주들이 회사 경영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이상훈 삼성전자 전 경영지원실장(사장) 등 4명의 사내이사 선임안과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등 3인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이 통과됐다. 삼성전자는 향후 이사회 중심 경영에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또 권 회장은 이날 주총을 마지막으로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며 "저는 일선서 한 발 물러서지만 앞으로 후배 경영진에도 주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며 담담한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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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사진=홍봉진 기자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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