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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MB 구속에 존재감 확 커진 '문정동 법조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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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최근 조성된 문정동 법조타운 내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수감 / 구치소 옆 서울동부지검은 다스 비자금 수사로 MB 구속 단초 마련

이명박(MB) 전 대통령 구속으로 서울 송파구의 ‘문정동 법조타운’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서울중앙지검 수사를 받은 거물급 인사들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는 게 보통이었는데 MB의 경우 문을 연 지 얼마 안된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MB 구속으로 그동안 서초동 법조타운에 가려졌던 문정동 법조타운의 존재감이 확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일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용된 서울 문정동 법조타운 내 서울동부구치소 전경. 지난해 9월 개소해 건물이 깨끗하고 시설도 훌륭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조성이 완료된 문정동 법조타운은 법원, 검찰청, 구치소, 보호관찰소 등이 한 군데에 모여 있는 서울지역 유일의 법조타운이다. 흔히 서울의 ‘법조타운’ 하면 서초구 서초동을 떠올리기 쉬우나 서초동엔 법원·검찰청만 있을 뿐 구치소 같은 교정시설은 없다. 서울중앙지검이 구속한 거물급 인사들이 검찰청사에서 멀리 떨어진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온 것도 그 때문이다.

교정당국은 이번에 MB를 서울구치소 대신 서울동부구치소에 수용한 이유에 대해 “검사 조사·재판 출석을 위한 검찰청·법원과의 거리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동부구치소가 서초동 서울중앙지검과 가장 가까운 교정시설이란 점을 감안했다는 뜻이다. 앞서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도 “수사·재판을 받을 때 서초동까지 장거리를 이동해야 해 불편하다”고 하소연한 끝에 기존 서울남부구치소(구로구 소재)에서 서울동부구치소로 이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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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따라 서울 논현동 자택을 떠나 구치소로 이동하기 전 가족과 측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검찰이 MB를 서초동 검찰청사로 불러 조사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구속됐지만 여전히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특별한 신분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검사와 수사관을 서울동부구치소로 보내 ‘옥중조사’를 실시할 전망이다.

현재 문정동 법조타운에는 서울동부구치소와 함께 서울동부지법, 서울동부지검, 서울동부보호관찰소 등이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서울동부지검은 일찌감치 MB와 ‘악연’을 맺었다. 2008년 BBK 등 의혹을 수사를 담당했던 정호영 특별검사가 부실수사로 MB 측에 ‘면죄부’만 줬다며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을 담당한 수사팀이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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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구치소와 함께 문정동 법조타운에 있는 서울동부지검 전경.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이끈 다스 비자금 의혹 수사팀이 최근까지 활동한 곳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검찰 최고의 ‘특수통’ 검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수사팀장을 맡아 10년 전 BBK 특검이 내놓은 수사결과를 세밀하게 검증하고 MB가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집중 조사했다. ‘문찬석 수사팀’은 MB가 다스를 통해 350억원대 비자금을 만들어 횡령한 정황을 밝혀냄으로써 이번 MB 구속영장 발부에 큰 기여를 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서지현 검사의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계기로 출범한 검찰 성추행 진상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서 검사를 성추행한 것으로 지목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도 얼마 전 서울동부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서울동부지검은 박근혜정부 시절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 수사를 맡아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을 구속기소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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