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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맥매스터 후임에 초강경파 볼턴…만만찮은 북미협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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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美국무 이어 대북 강경파로 외교·안보라인 채워

북미 정상회담, 강경한 자세로 임하겠다는 트럼프 의지 담겨

남북 정삼회담 및 한반도 정세에도 큰 영향 끼칠 듯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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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후임으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임명됐다. 볼턴 전 대사는 대북정책에 있어 선제타격을 주장할 정도의 ‘초강경파’ 인사로 꼽힌다. 북한과의 협상에 강경한 태도로 나서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의 후임으로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한 것과 같은 맥락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2018년 4월 9일, 존 볼턴이 나의 새로운 국가안보 보좌관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 나는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그리고 영원히 나의 친구로 남게 될 맥매스터의 봉사에 매우 감사한다. 공식적인 이·취임은 4월 9일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앞두고 더 크고, 더 완전한 국가안보팀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틸러슨 전 장관 후임으로 폼페이오 CIA 국장을 지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과 생각이 잘 맞는 대북 강경 인사들로 외교·안보 진영을 꾸려 북미 정상회담에 임하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3성 장군 출신의 맥매스터 보좌관 역시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지만 볼턴 전 대사는 ‘슈퍼 매파(super-hawk)’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실제로 그는 방송 및 공개 강연 등에서 대북 군사행동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지난 21일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 하고 있구나’라고 판단한다면 시간낭비를 피하기 위해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달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수개월 내 미국 본토를 위협할 핵탄두 개발 능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선제 공격을 합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일대 학부 및 로스쿨을 졸업한 볼턴 전 대사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를 거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정권에서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과 군축담당 차관 등을 역임했다.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5년 8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유엔대사로 일한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초대 국무장관 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됐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을 수시로 드나드는 모습이 미국 언론에 포착됐으며, 최근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종종 외교 문제를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외교가에선 맥매스터 보좌관 후임으로 볼턴 전 대사가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부터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틸러슨 전 장관과 맥매스터 보좌관 모두 한국 정부와 주요 접촉점이었다는 점, 우리 정부가 대북 정책에 있어 강경책보다는 대화를 강조해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한미 공조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음 달 개최 예정인 남북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맥매스터 보좌관 교체에 따른 충격은 ‘트위터를 통한 일방적 통보’ 식의 틸러슨 장관 경질 때보다는 덜했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던데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의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변화는 항상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은 변화를 원하는 것 같다. 나도 다른 아이디어를 보고 싶다”고 말해 맥매스터 보좌관의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맥매스터 보좌관 교체에 따른 후임자를 찾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맥매스터 보좌관이 너무 경직돼 있고, 브리핑이 너무 길고 상관이 없는 것들을 한다고 불평해왔다”며 불화설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도 켈리 비서실장을 인용, 맥매스터 보좌관이 “노(No)”라고 자주 말해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했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들은 맥매스터 보좌관이 경질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맥매스터 보좌관 스스로 자신의 입지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몇 주 동안 사임 문제를 논의했으며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는 것. 외국 정부 관리들에게 혼선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뿐더러, 틸러슨 전 장관과는 달리 상호 우호적인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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