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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상황에 따라 여성은 이렇게 입어야…타지키스탄 정부 도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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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 정부가 상황에 따라 여성들에게 입어야 할 옷과 입지 말아야 할 옷 등을 구분한 책을 최근 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타지키스탄 문화부는 최소 7살에서 최고 70살 여성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옷을 입는 게 적절한가를 ‘추천’한 책을 발간했다.

문화부는 △ 근무일 △ 공휴일 △ 결혼하는 날 △ 주말 등의 카테고리를 나눠 날에 따라 여성이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할지 책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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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 정부가 최근 상황에 따라 여성들이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할지 내용이 담긴 책을 발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위 사진에 따르면 정부는 전통 복장은 권하지만, 너무 서구적이거나 이슬람 성향이 뚜렷한 옷은 금지한다.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그러면서 말미에는 △ 검은 드레스를 입지 말아야 하며 △ 히잡도 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짧은 스커트와 가슴이 패이고 등이 드러나는 옷도 전면 금지했다.

책은 “공공장소에서 슬리퍼를 신지 말아야 한다”며 “피부에 너무 달라붙는 바지,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합성염료 등이 들어간 옷도 입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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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때 입는 옷은 이 정도가 적당하다는 게 타지키스탄 문화부의 설명이다.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문화부의 히잡 금지는 다 이유가 있다.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2015년 ‘어머니의 날(사순절 넷째주 일요일·타지키스탄에선 8일)’을 맞은 기념 연설에서 검은 히잡 쓴 여성들을 비판하며 “우리 국민은 아름다운 여성 의복을 지녔다”며 “전통적으로 검은색 옷은 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통령 발언에 당국과 경찰은 시내 히잡 판매점을 대상으로 단속까지 벌여 이슬람 의류 판매를 중단시켰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이래 장기 집권 중인 라흐몬 대통령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정책을 펼쳐왔는데, 그중 하나가 이슬람 등 종교와 관련해 정부의 간섭 권리를 법으로 정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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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 이 정도까지는 용인할 수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문화부의 방침에 곱지 않은 반응이 쏟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한 네티즌은 “아름다운 옷들이지만, 모두 비싸다”며 “저렇게 입도록 정부가 여성들에게 옷을 사줄 거냐”고 비꼬았다.

다른 네티즌은 “나라를 북한처럼 만들 작정이냐”며 “정부는 일이나 제대로 하고 헛소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피부에 달라붙지 않는 바지를 입어야 한다고 했는데, 도대체 피부가 무얼 뜻하는 거냐”며 “당신들의 뇌를 둘러싼 부분을 말하느냐”고 조롱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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