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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더블스타 회장 "금호타이어 독립경영 보장…노조 합의 무한정 기다릴 순 없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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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대화 언제든 준비됐다…파업은 근로자 권리 인정”

금호타이어 유력 인수후보자인 중국계 타이어기업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뒤에도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의 지위에 올라도 금호타이어 경영진을 한국인으로 구성하고 배당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차이 회장은 또 “노조의 동의와 협력은 금호타이어 정상화의 필수조건”이라면서도 “그러나 무한정 기다릴 순 없다”고 말했다.

차이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기술을 탈취하려는 것이 아니며 함께 협력해 세계적인 타이어회사로 상생 발전하길 원한다. 금호타이어의 뿌리는 한국에 있으며 그 뿌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동석했다.

◇더블스타 "금호타이어 중국법인 별도 인수 관심 없어"

차이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3년 고용보장, 노조승계, 고용승계 등의 3원칙을 산업은행과 이미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차이 회장이 "고용보장에 대해 처음 듣는 말"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3년간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계약서에 반영한 상태라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차이 회장은 "한국에서 3년 일자리 보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3년 일자리 보장은 국제관례에 따라 산은과 합의한 것으로 3년 뒤 더블스타가 자금을 회수하거나 본사를 옮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금호타이어가 한국에서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회사가 발전하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독립 경영도 약속했다. 그는 "투자가 성사되면 금호타이어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김종호 금호타이어 사장 등 한국 경영진이 경영계획을 결정하고 이사회 허가를 받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전통적인 방식의 인수합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블스타는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 아닌 제3자 유상증자 배정에 참여해 최대 주주 지위에 오를 예정이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6463억원을 투입해 지분 45%를 확보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지분율이 45%에서 23.1%로 줄어 2대 주주가 된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 부행장은 "더블스타 투자유치 이후에도 상임경영진은 한국인으로 구성될 것"이라며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중국법인만 별도로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차이 회장은 "중국법인은 부실이 심한 기업"이라며 "현재 중국법인은 중국 지방정부와 협정서를 맺고 있어 중국법인을 별도로 매각할 경우 이를 위반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입금 등 본사와 중국법인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중국과 한국법인을 분리하면 서로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향후 노조 파업해도 인정…한국법에 따른 근로자 권리

차이 회장은 이 모든 정상화의 조건에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동의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이 회장은 "인내심을 갖고 노조의 동의를 기다릴 것"이라며 "다만,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어떤 시간이든, 어떤 장소든 노조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노조가)칭다오에 와서 더블스타 공장을 견학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최대주주에 오른 뒤 금호타이어 노조가 파업을 벌일 경우라도 그것은 근로자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차이 회장은 "중국에도 노조가 있고 그들의 이익은 기업의 이익과 일치한다"며 "한국 노조도 근로자 이익을 위한 대변자 역할을 하는데 더블스타도 근로자가 가장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 노조가 한국법에 따라 파업하면 그것은 근로자의 권리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며 "더블스타는 한국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회장은 지난 21일 방한 후 노조에 여러 차례 접촉 의사를 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에서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을 주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차이 회장은 "노조가 지금 산은을 통해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된다면 곧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kal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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