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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침묵 깬 저커버그…“페이스북이 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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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정보 도용 파문 속에 침묵을 지키던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33)가 21일(현지 시각) “페이스북이 실수했다”며 사과했다. 지난 17일 이번 사건에 연루된 내부고발자 크리스토퍼 와일리의 인터뷰 내용이 보도된 지 나흘 만이다.

저커버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페이스북은 여러분의 정보를 보호할 책임이 있고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여러분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자격이 없다”며 “페이스북은 실수를 했다”고 썼다. 그는 “페이스북 창업자로서 페이스북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017년 10월 11일(현지 시각) 미국 산호세 맥에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오큘러스 커넥트4’에서 발표하고 있다. /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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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문은 데이터 분석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5000만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2016년 미 대선을 포함한 여러 선거에 활용한 사실이 폭로되면서 불거졌다. CA의 CEO인 알렉산더 닉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도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나는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아내려고 했다”며 “좋은 소식은 페이스북이 지금의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가장 중요한 조치를 이미 수년 전에 취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이 조치들을 통해 앱(응용프로그램)이 사용자 정보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이번 사태는 알렉산드르 코건 케임브리지대 연구원과 CA, 페이스북 3자간의 신뢰가 깨진 문제”라고 했다.

이번에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정보를 빼내는 데 쓰인 앱은 코건 연구원이 만든 것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은 2015년 기자들을 통해 코건이 CA에 사용자 정보를 유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자사 정책에 따라 코건의 앱을 제명하고, 코건과 CA에게 유출된 정보를 모두 지웠다는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그러나 페이스북은 지난주 언론 보도를 통해 CA가 이전에 제출한 증명서 내용과는 달리 가지고 있던 정보를 전부 지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들이 페이스북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며 “페이스북은 CA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당국의 조사에도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은 2014년 사용자 정보를 악용하는 앱을 막기 위해 앱 개발자들의 사용자 정보 접근 권한을 축소했다. 이전에는 앱 개발자가 페이스북 사용자의 친구에 대한 정보를 아무런 제한 없이 요청할 수 있었지만, 업데이트를 하면서 해당 앱을 승인하지 않는 한 개발자들이 사용자 친구의 정보를 요청할 수 없도록 했다.

저커버그는 3가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2014년 플랫폼 개편 이전에 사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앱들을 감사할 예정이다. 조사를 거부하거나 조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개발자는 즉시 제명하고,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용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개발자의 사용자 정보 접근도 더 제한된다. 저커버그는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앱을 3개월 이상 쓰지 않을 경우 개발자의 정보 접근을 막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앱에 로그인할 때 사용자가 제공하는 정보도 이름과 사진, 이메일 주소 3가지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개발자가 사용자의 게시물이나 개인정보에 접근 요청을 보내기에 앞서 페이스북과 먼저 계약도 맺게 할 예정이다. 개발자가 요청하면 사후 승인만 하던 페이스북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어떤 앱에 정보 공유를 허락했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기능도 추가하기로 했다. 이 기능은 현재도 ‘설정’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다음 달 안에 뉴스피드 상단으로 옮겨 더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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