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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트럼프, 北이 시간끌기 땐 정상 회담장에서 떠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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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격동의 봄']

강경파 볼턴 前 유엔 美대사, 비핵화 진정성 있는 준비 강조

"핵무기 폐기 뒤 미국에 보관… 리비아와의 협상 모델 따라야"

조선일보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사진〉 전(前)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0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 한다고 판단하면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회담은 매우 짧게 끝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수시로 독대를 하는 볼턴 전 대사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볼턴 전 대사는 이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미·북 정상회담은 전례 없는 진전"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에 대한 환상이 없다"고 했다. 성공 가능성 없는 대화에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볼턴 전 대사는 "북한이 수십 년 동안 반복한 행동은 이란을 따라 한 '협상의 위장술'이었다"고 했다. 이어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리비아 핵무기를 폐기하고 미국 테네시주 안보단지 창고에 리비아 핵 시설물을 보관한 것과 비슷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과 리비아는 2003년 12월 WMD(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폐기에 전격 합의했다. 리비아 모델은 '선(先) 핵 포기 후(後) 보상' 방식이다.

볼턴 전 대사는 양국 협상 실패 시 미국의 '군사 옵션'에 대해선 "군사적 행동은 매우 위험하지만, 더 위험한 것은 북한이 핵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대북 선제공격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은 백악관·CIA(중앙정보국)를 중심으로 미·북 정상회담 실무를 준비하는 한편 대북 제재·압박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미 해안경비대는 "러시아·북한·이란 통합 제재법(CAATSA)에 따라 올 초부터 북한 선박 218척을 제재 목록에 올려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 국토안보부는 모든 북한 선박의 미국령 진입·환적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미 해안경비대의 감시 대상 선박은 북한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300t 이상 모든 선박으로, 매달 명단을 공개한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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