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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운명의 날’ 열흘 남겨놓고.. 금호타이어 매각향방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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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간 이동걸 산은 회장, 금호타이어 노조 만났지만 이견만 확인
노조 "고용협약 효력 없다" 채권단 설득에도 강경 일관..24일 광주.곡성공장 총파업
30일 지나면 법정관리 우려..사무직-생산직 분열 양상


파이낸셜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 첫번째)이 19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찾아 금호타이어노동조합 집행부와 면담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중국 업체 더블스타로부터 투자 유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채권단 입장을 전하고, 해외매각에 반대하는 노조 의견을 청취하고자 이날 광주공장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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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조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가진 만남이 입장 차이만 확인한 자리로 마무리되면서 금호타이어의 매각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회사 측에 요구한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 제출 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둔 이날의 만남에서 노조는 해외매각 반대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당초 금호타이어 채권단을 대표해 이 회장이 직접 노조를 찾으며 금호타이어 매각에서 새로운 국면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와 '해외 매각만이 살 길'이라는 채권단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게 됐다.

■노조 "더블스타와 고용협약, 효력 없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채권단의 설득에도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고용협약의 법적 효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측과 채권단은 더블스타로부터 고용보장.노동조합.단체협약 등의 승계에 대해 약속을 얻어냈다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노조 관계자는 "고용협약을 체결하더라도 법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과거 중국 상하이기차에 매각됐던 쌍용차의 경우에도 고용협약을 맺었지만 백지화됐다"고 지적했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 2004년과 2006년 '고용유지 합의'와 투자를 약속하는 협약을 체결했지만 철수와 함께 협약 역시 무용지물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노조와 산업은행 측은 향후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추가로 마련하는 데는 뜻을 모았다. 그럼에도 노조는 채권단의 해외매각 반대를 근거로 20일부터 24일까지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20일부터 23일까지는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 각 8시간 부분파업을, 24일엔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 총파업을 예고했다.

■법정관리 우려에 '노.노 분열'

문제는 생사의 기로에 놓인 금호타이어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채권단이 회사 측에 요구한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 체결 시한은 이달 30일까지다.

채권단은 경영정상화 계획(자구안) 이행에 대한 노사 합의서 제출을 조건으로 차입금 1조3000억원의 상환을 1년 연장해줬다. 이미 지난달 말에서 이달 말로 약정시한을 한 차례 미뤄준 채권단은 이번에도 기한을 넘길 경우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혀왔다. 매각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중국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 역시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년간 고용보장 이외에 노조와 단협 보장 부분은 전달받지 못했다"며 노조의 합의 없이는 인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도 회사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 대표단은 이날 서울 금호타이어 본사 앞에서 법정관리 반대와 해외자본 유치 찬성의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일반직 대표단은 노조에 가입된 생산직을 제외한 일반직 직원 약 1500명으로 구성됐다.

대표단은 성명을 통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영업망 붕괴 및 정상적 영업활동 불가, 유동성 부족에 의한 생산활동 제약, 중국 및 미국 공장 파산, 완성차업체 등 고객의 신뢰 상실로 결국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 외부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계속기업가치는 4600억원, 청산가치는 1조원으로 산정됐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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