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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미투 폄훼·성추행 논란' 하일지, "강단 떠나지만…사과할 뜻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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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하일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자신의 미투 폄하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 교수는 강의 도중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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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미투(#ME TOO 나도당했다)운동 비하, 성추행 논란이 일었던 하일지(본명 임종주·62)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강단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이라며 "강단을 떠나겠다"고 교수직 사퇴의 뜻을 밝혔다.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의 저자이기도 한 하 교수는 지난 14일 '소설이란 무엇인가' 수업을 진행하는 도중 안 전 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에 관해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고,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두고 "처녀가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다.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어 19일 동덕여대 학내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동덕여대 재학생 A씨는 2016년 2월 하 교수와 가까운 스승과 제자 사이로 지내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하 교수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문학 교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조용히 살았는데, 최근 느닷없는 봉변을 당했다"면서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대중 앞에 인격살해를 당해 문학 교수로서 자존심 깊이 상처를 입었고 학생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제가 지켜야 할 것은 제 소신이라 판단, 마지막으로 모범을 보이기 위해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폭로와 관련한 사실관계 등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자 하 교수는 "미투 운동에서 우리는 고백에 관해 세 가지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사실관계, 고백자의 진실한 감정, 고백자의 의도 등을 점검해야 한다"며 거꾸로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그는 "오늘 사직서를 제출할 생각이지만, 학교 윤리위원회에서 출석하라고 하면 하겠다"면서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성추행 폭로 학생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사과할 뜻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 교수가 기자회견을 한 백주년기념관 로비에는 동덕여대 학생 100여명이 찾아와 '하일지 교수는 공개 사과하라', '하일지 교수를 즉각 파면하라', '하일지 OUT'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시위했다.

동덕여대 측은 이날 오후 5시께 윤리위원회를 열어 하 교수의 징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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