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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포럼] 평창 동계올림픽시설물의 가치와 사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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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남조 한양대 교수, 한국관광학회 회장


지금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은 개막식 전 갖은 우려 속에 큰 곤욕을 치렀다. “북한위협이 고조돼 과연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겠는가.” “해외 국빈의 방문이 적고 주요국의 대표선수가 불참하는 것이 아니냐.” “노출된 개막식장이 너무 추운 것이 아니냐.” “숙박요금을 지역주민이 터무니없이 매긴 것이 아니냐.” “입장권 판매가 저조해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 “시설물 마련에 큰 비용이 들었는데 사후관리에도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냐.” 등등 많은 논란이 불거졌다.

그런데 천우신조랄까 개막식 때 날씨가 좋았고 행사내용도 훌륭했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시설물의 보존가치와 사후관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사실 개최 전부터 사후관리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지속적으로 투입돼야만 하는 비용으로 지방정부는 빚더미에 오를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일부 시설은 대회 후 헐거나 타 도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시설을 짓는 데 몇 천억원이 들어갔지만 향후 유지관리에도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오로지 현재 경제적 관점에서 평가한 것이다.

그런데 평창 동계올림픽시설물을 단지 현 시점에서 금전이 수반되는 경제 가치로만 평가할 수 있을까? 평창 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이 전 세계로부터 주목받았고 평화적 문화적으로 잘 진행한 대회였다고 평가받는 이 마당에. 이제 올림픽시설물은 더 이상 단순한 경기장으로서가 아닌 우리 국민과 세계인의 마음속에 각인된 장소로 격상됐다. 본격적으로 올림픽시설물 유산(legacy)에 대해 보존적 가치와 활용에 대해 생각해볼 시점이다.

올림픽시설물을 보존하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보존가치는 크게 선택권가치, 존재가치, 유산가치로 구성된다. 선택권가치는 시설물을 보존함으로써 미래 이용권을 확보하는 일종의 보험특성을 갖는 가치이고 존재가치는 있는 그 자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다. 유산가치는 후손에 유산으로 전해줄 수 있는 사회적 심리적 가치다. 따라서 동계올림픽시설물의 보존가치는 각각을 합한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올림픽시설물을 보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단순하게 금전적인 예산의 투입과 산출문제로만 봐야만 하는가의 문제가 생긴다. 단순 동계스포츠시설로서의 역할만 부여한다면 예산 투입산출의 측면에서 효율성이 낮다. 그러나 시설물을 보존함으로써 얻는 선택권ㆍ존재ㆍ유산가치를 고려한다면 그 가치는 커진다.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가치규모는 달라진다. 가치를 부가하기 위해 보존과 더불어 실내시설물을 실내축구장이나 전시장, 또는 동계 전지훈련장과 같은 복합용도로의 전환을 고려해볼 수도 있는 것이다. 올림픽의 성공은 올림픽유산에 대한 보존가치를 더욱 드높일 것이다.

국민복지 측면에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시설물을 유지ㆍ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라 생각하지 말고 국민의 웰니스를 위한 복지차원에서 따져보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느 누구라도 쾌적하게 트랙을 돌며 건강을 다지는 생활체육시설로의 변환도 고려해볼 수 있다. 여의치 않으면 최소 수 년 동안만이라도 보존해 우리 국민이 동계올림픽을 추억하고 그 정신을 기리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올림픽에 참가경험이 있는 국민이든 그렇지 않든 또는 해외관광객이든 어느 누구라도 호평을 받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장소를 방문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큰 조명을 받았고 성공이라고 평가받은 평창 동계올림픽은 비록 끝났더라도 향후 몇 년은 사람들의 대뇌 인지의 영역에서 오랫동안 잔영으로 있기 때문이다.

김남조 한국관광학회 회장,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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