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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위기의 신용카드]카드死…수수료율 깎이고, 대출 총량규제에 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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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코너 몰린 업계, 수수료 인하 언제까지
지난해 카드사 4분기 순이익 전년대비 24.6%감소
올 1월부터 우대수수료율 대상 확대 순익 더 줄듯
내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
카드사들, 수익 악화에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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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용카드업계가 코너에 몰렸다. 카드사의 핵심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율이 2007년 이후 9번 내려갔다. 영세ㆍ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은 전체의 84.2%에 달한다. 선거철만 되면 수수료율 인하 공약이 등장하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카드대출은 가계부채 총량규제에 걸려 적극적으로 늘릴 수 없다.

◆우대수수료율 대상 확대로 '수익 급감' = 지난해 하반기 카드사 수익은 대폭 줄었다. 신한ㆍKB국민ㆍ하나ㆍ우리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의 4분기 순이익은 2251억원으로 전년대비 24.6% 감소했다. 3분기의 경우 2016년 3115억원에서 지난해 2715억원으로 12.9% 가량 줄었다.

수익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우대수수료율 대상 확대 영향이 크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가맹점 기준을 연 매출액 2억원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 기준을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완화했다. 올해부터는 1월부터 이 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순익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들은 희망퇴직을 실행, 인력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지난 1월 희망퇴직을 단행해 200여명의 인력이 카드업계를 떠났다. 카드사 노동조합들은 향후 수익이 추가 감소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나 임금 동결 또는 삭감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 노조들이 모여 공동투쟁본부를 만들어 함께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영업자들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큰 효과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실효성 보다는 생색내기 좋은 공약을 내거는 것 뿐"이라며 "수익이 줄수록 조직 규모는 줄이고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혜택도 마케팅 비용으로 잡히게 되는 만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수료율 재산정 작업 돌입에 '긴장' =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은 다음달 본격 시작된다. 지난달 말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수수료 원가분석 태스크포스(TF)가 회의를 시작했고, 조만간 재산정 작업을 진행할 외부 용역기관을 선정할 방침이다.

외부 용역기관은 지난해 말까지 거둬들인 카드사의 수익 등을 파악, 수수료 원가 자료를 받아 비용 재산정 작업을 진행한다. 카드업계에서는 작업 기간만 6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카드사의 조달금리가 저금리 영향으로 하락했고 각종 비용을 줄여나간 만큼 재산정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주목된다.

다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고 이미 금융당국에서 인하를 예고한 상황에서 결국 인하 폭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의 싸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적격비용 항목인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 매입정산비, 마케팅비, 일반관리비 등 시스템 유지에 드는 비용 가운데 세부 내역이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카드사는 제반 비용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회사채를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들의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오르면 저신용자의 상환 부담이 확대돼 카드사로서는 리스크 확대도 우려된다. 또 지난달부터 시작된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출이자 상한선도 제한됐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를 둘러싼 포퓰리즘 공약들이 언제까지 나올지 예상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업계에서 의무수납제 폐지 논의까지 나올 정도로 생존을 위한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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