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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소탐대실] ①가습기에 수돗물 쓰는 게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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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못 구해도 너의 일상은 구해줄게

작은 탐사, 큰 결실 #소탐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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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기방 가습기에 수돗물을 쓴다

우리 아기는 4살이다. 건조해지면 어김없이 감기에 걸린다. 그래서 가습기가 필수다. 아기방에 하나, 거실에 하나, 가습기를 4년째 쓰고 있다. 다들 많이 쓰는 초음파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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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항상 수돗물을 사용했다. 가습기에 '수돗물 이외에는 사용하지 마십시오'라고 적혀있어서다. TV에서도 수돗물을 사용하라고 권했던 것 같다. 그냥 의심 없이 썼다.

■국산 가습기는 수돗물, 수입 가습기는 증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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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른 외국산 가습기 박스에서 이상한 문구를 봤다. 'Use distilled water' 증류수를 쓰라는 말이었다. 미네랄 제거 필터를 쓰라는 말도 있었다. 증류수. 처음 듣는 말이었다. 수돗물엔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는데, 그렇다면 수돗물은 쓰지 말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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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가습기는 수돗물을 쓰라고 하고, 외국산 가습기는 증류수를 쓰라고 한다. 여태까지 가습기는 수돗물을 써야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닌 건가? 작은 탐사, 소탐해봐야겠다.

■우리는 왜 가습기에 수돗물을 쓰게 됐을까

가습기에 수돗물을 써온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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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가습기에는 수돗물이 좋다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인터넷에서 내용을 찾아봤다. 금방 나왔다. 2013년이었다. 한 TV프로그램에서 그렇게 이야기했다. 수돗물에서 세균이 적게 나오니 좋다고 설명했다.

실험 내용은 이랬다. 가습기 2대에 각각 수돗물과 정수기 물을 넣어 3일 동안 방치했다. 이후 가습기를 틀고 물 입자를 채취해 세균 검사를 했더니 정수기 물에선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진균이 많이 나왔다고 했다. 반면 수돗물에서는 극소량이 나왔다고 했다. 소독 성분이 있는 수돗물이 좋다고 했다.

이 방송이 시작이었다. 수돗물이 안전하다는 의견이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수돗물이 세균 없애주는 거 맞나

수돗물에 염소 성분이 있으니 당연히 세균이 적겠다. 당연한 거다. 하지만 저 실험은 현실성이 떨어졌다. 수돗물과 정수기 물을 3일간 방치했다. 가습기에 같은 물을 3일간 트는 건 불가능하다. 5리터 짜리 대용량 가습기도 12시간이면 물을 갈아줘야한다.(3일 넘게 물을 그냥 방치해두는 분들은 제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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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다른 방송사가 실험을 했다. 기존 3일에서 하루 24시간으로 줄여 가습기 물에 있는 세균을 분석해봤다. 정수기 물, 수돗물 모두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다른 나라도 가습기에 수돗물 쓸까

외국산 가습기 박스에는 증류수나 미네랄 제거 필터를 쓰라고 적혀있었다. 수돗물엔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으니 수돗물 쓰지 말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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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보호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미국 정부는 가습기에 수돗물 대신 증류수를 쓰라고 권했다. 초음파 가습기가 수돗물 속 미네랄을 먼지로 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 미네랄이 이물질이 돼 미생물을 키울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도 증류수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습기에 수돗물 써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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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가습기를 많이 쓰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초음파 가습기가 대세다. 우리의 호흡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만큼 고민도 커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가습기에 어떤 물을 써야 하는지 제대로 된 조사가 없었다.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가습기에 증류수나 미네랄 없는 물을 권한다. 수돗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의심 없이 수돗물을 써왔다.

이제 의심할 때다. <소탐대실>은 가습기와 수돗물을 집중 분석해보려 한다. 이어지는 2편, 3편에서 제대로 된 작은 탐사를 확인시켜주겠다. 기대하시길.

소탐대실 2, 3편에서 이어집니다.

#저희는_작은_일에도_최선을_다하겠습니다

기획·제작 : 김진일, 김영주, 박준이

디자인 : 송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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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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