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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IF] 3D로 만드는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 아직 갈 길은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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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에서는 신약 개발에서 '미니 장기(臟器)' 오가노이드(organoid)에도 주목하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특정 세포로 자라게 해서 장기와 같은 입체 구조물을 만든 것이다. 크기가 작을 뿐 구성 세포나 구조가 실제 장기와 흡사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을 알아보기에 최적인 실험체로 평가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라는 배아줄기세포로 거의 모든 종류의 장기를 제작할 수 있다. 현재 뇌를 비롯해 심장·위·폐·갑상선·간 등 11개 주요 신체 장기가 오가노이드로 만들어졌다. 환자의 피부 세포를 줄기세포 상태로 만들면 환자 세포로 된 오가노이드도 만들 수 있다. 이는 환자 맞춤형 신약이나 치료법 개발에 이용할 수 있다.

조선비즈

미국 연구진이 개발한 오가노이드들.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 단위의 미니 뇌·간·기도(氣道)이다.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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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알츠하이머병·자폐증 등 정신 질환 연구가 각광을 받으면서 '오가노이드 뇌'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토머스 하퉁 교수는 지난해 2월 0.35㎜ 크기의 미니 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성인의 피부 세포를 역분화시켜 만든 오가노이드 뇌는 세포 수가 1만~2만개에 불과하지만 스스로 전자신호를 전달하는 등 실제 인간의 뇌처럼 신경세포들이 활동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초록 책임연구원이 배양접시 4개에 각각 간과 소장, 피를 만드는 골수 조직, 그리고 약물이 작용할 장기를 배양한 뒤 각각을 실리콘 관으로 연결했다. 혈액으로 주입된 약물이 소장에 흡수됐다가 간에서 처리되고, 또 특정 장기에서 약효를 내는지 알아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최근에는 실리콘 관 안쪽 면을 사람의 혈관 세포로 코팅해 각각의 오가노이드들이 혈관으로 연결된 환경을 만들었다.

오가노이드는 기존 동물 실험은 물론, 인체 세포 실험이나 장기 칩 실험보다 더 인체 장기와 비슷한 구조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허동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오가노이드는 3차원 세포 구조체를 묵 같은 상태의 물질인 하이드로겔 안에서 배양하기 때문에 내부와 주변의 환경을 정밀하게 조절하기가 장기 칩보다 훨씬 어렵다"며 "미국에서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오가노이드를 장기 칩 안에서 형성, 배양하는 연구도 새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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