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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文대통령의 작심 발언, 개헌 꽃놀이패로 野 외통수 압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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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민헌법자문특위와 오찬…헌법 개정 자문안 보고받아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 대선공약 강조하며 野 정조준

“대통령 개헌준비 비난, 책임있는 정치적 태도 아니다”

文대통령 이르면 21일 개헌안 발의…여야 합의 등 국회상황 예의주시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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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6월 개헌에 부정적인 보수야당을 향해 칼을 꺼내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로부터 ‘국민헌법 개정안’을 전달받은 자리에서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개헌 발의권을 언급하면서 야당을 강력하게 압박했다. 지난해 5.9 대선과정에서 여야 정치권이 공약한 대로 6월 지방선거 국면 개헌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지켜달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전례없는 고강도였다. 야당의 협조를 구하면서도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말그대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개헌의 주요 당사자인 여야 정치권이 스스로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과 더불어 대통령이 개헌 발의에 나설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도 강조했다. 개헌이라는 꽃놀이패를 손에 쥔 문 대통령이 야당을 외통수로 몰아넣고 있는 형국이다.

◇헌법자문특위, 출범 한 달만에 개헌 초안 완성…13일 文대통령에 보고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정해구 위원장을 비롯한 헌법자문특위 위원들과의 오찬을 갖고 헌법 개정 자문안을 보고받았다. 헌법자문특위는 지난달 13일 공식 출범 이후 온·오프라인을 통한 광범위한 여론수렴을 거쳐 한 달여만에 정부 개헌안 초안을 완성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개헌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은 헌법 파괴와 국정농단에 맞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외쳤던 촛불광장의 민심을 헌법적으로 구현하는 일”이라면서 “이번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로 개헌을 하자는 것이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함께했던 대국민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회가 1년이 넘도록 개헌을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진척이 없다”며 “더 나아가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개헌 준비마저도 비난하고 있는 건 책임 있는 정치적 태도가 아니다”고 야당을 정조준했다.

문 대통령은 “6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는 대통령 약속이자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이며 국민 세금을 아끼는 길”이라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20대 국회에서 개헌의 기회와 동력을 다시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개헌을 국회가 주도하고 싶다면 말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국회를 압박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해 나가겠다. 개헌안을 조기에 확정하여 국회와 협의하고, 국회의 개헌발의를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마지막 계기마저 놓친다면 대통령은 불가피하게 헌법이 부여한 개헌발의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靑 “文대통령 21일 개헌안 발의 예정”…국회 개헌 논의 상황 예의주시

개헌 카드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꽃놀이패다. 야당으로서는 대통령의 개헌 카드를 덥석 받기도 어렵다. 개헌 국민투표가 이뤄지면 6월 지방선거에서 정권심판이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 그렇다고 무작정 거절하기도 어렵다. 스스로의 대선공약을 부정는 것은 물론 개헌에 대한 높은 국민적 여론도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서는 문 대통령의 개헌 승부수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처하게 되는 셈이다.

남는 관심사는 향후 개헌 일정이다. 청와대는 앞으로 국회의 개헌 추진 상황을 예의주시한 뒤 정부 개헌안의 발의 여부와 시점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확률이 높다. 21일 발의하신다는 생각”이라며 “최종 판단은 대통령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하고 60일에 이르면 국회 심의기간을 보장하기 위한 것. 다만 개헌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는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여야가 개헌 합의안을 마련할 경우 정부안은 철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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