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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정부 개헌 초안 완성…'5·18' 반영하고 대선 결선투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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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형태로 '대통령 4년 연임제' 채택…법률로 수도 규정키로

국회의원 소환제·국민발안제 도입…직접민주주의 요소 대폭 강화

자치재정권·자치입법권 확대 등 지방자치 강화…대통령 사면권은 통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정부 개헌안 초안이 완성됐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는 12일 오후 3시부터 약 7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열고 초안을 확정했다.

자문특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형태(권력구조)로는 대통령 4년 연임제가 채택됐고, 법률로 수도를 규정토록 하는 조항이 초안에 포함됐다.

또 헌법 전문(前文)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부마 민주항쟁, 6·10 민주항쟁 등 4·19 혁명 이후 발생한 민주화운동을 포함키로 했으며, 대통령 선출 제도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형태 조항의 경우 애초 자문위는 4년 '중임(重任)제'를 고려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4년 '연임(連任)제'로 선회했다.

중임제를 채택할 경우 현직 대통령이 4년 임기를 마친 뒤 치른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다시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으나, 연임제에선 오직 4년씩 연이어 두 번의 임기 동안만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 즉, 현직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면 재출마가 불가능하다.

또 현행 헌법 10장 128조 2항에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된 조항은 개정 대상이 아니어서 이번 개헌안이 통과돼 정부형태가 4년 연임제로 변경되더라도 문 대통령은 연임할 수 없다.

수도조항은 헌법에서 직접 수도를 규정하지 않고 법률로 수도를 정하도록 위임하기로 했다.

현행 헌법에는 수도에 관한 명문 규정이 없다. 참여정부 때인 2003년 12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하기 위해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신행정수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으나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10월 헌법에 명문화되지 않은 관습헌법을 근거로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에 수도를 법률로 정한다는 조항이 포함되면 관습헌법에 얽매이지 않고 법률로 행정수도를 규정할 수 있게 된다.

현행 헌법 전문에는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건으로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만 명시돼 있으나,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저항권과 시민혁명의 정신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5·18 민주화운동, 부마 항쟁, 6·10 민주항쟁 등 역사적 평가가 이뤄진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추가로 담기로 했다.

다만,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이끈 '촛불혁명'은 현재 시점과 지나치게 가깝다는 이유로 전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울러 개헌 초안에는 국회의원 소환제와 국민 발안제가 포함돼 직접민주주의 요소가 한층 강화됐다.

국회의원 소환제는 국민이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임기 중 소환해 투표로 파면할 수 있게 한 제도이며, 국민 발안제는 국민이 직접 법률안이나 헌법개정안을 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자치재정권·자치입법권 확대 등 지방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요소도 대거 도입됐으며, 대통령과 시·도지사 간 정례회의를 뜻하는 '제2국무회의' 성격의 회의체를 만드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삼권분립의 정신을 분명히 하는 차원에서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됐으며, 국회의 예산심의권은 강화하기로 했다.

또 감사원은 대통령의 감사위원 임명 권한을 축소하는 등 선임절차를 개선해 독립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헌법 조항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됐다.

현행 헌법 조문의 '국민' 중 천부인권과 관련된 경우 '사람'으로 변경하고, 참정권 등 '국민'의 개념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민'이라는 용어를 유지하기로 했다.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성을 강화하기 위한 원칙도 명시됐다.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국회 의석수와 국민의 의견이 비례해야 한다는 원칙은 포함됐다.

자문특위는 13일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에게 이날 확정한 개헌 초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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