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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빈살만에 자산 빼앗긴 왕족들 "압류 과정서 육체적 학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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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반부패 캠페인’으로 사우디 왕족과 친인척 등을 감금한 뒤 자산을 압류하는 과정에 육체적인 학대가 자행됐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사우디의 거대 자산가인 이들 왕족 기업인에게는 행선지를 추적하는 발찌가 채워졌다. 군부를 이끌던 왕자들은 경비원의 감시를 받았고, 왕자의 부인과 어린 자녀들은 해외여행이 금지됐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한 반부패 캠페인으로 왕족인 기업인 수백명이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 감금됐는데, 상당수는 아직 감금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사우디 정부의 탄압 초기 최소 17명이 육체적 학대를 견디지 못해 병원 신세를 졌고, 이 가운데 1명은 목이 꺾인 채 구치소에서 숨졌다. 감금된 사람들의 가족은 “두건을 쓴 채 취조당하고, 자산을 넘길 것을 강요당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우디 정부는 NYT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육체적 학대 주장은 완전히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앞서 리츠칼튼 호텔을 떠난 구금자들은 막대한 자산을 포기해야 했으며, 정부에 부동산 및 주식 소유권을 넘겼다. 이런 조치는 여전히 진행 중인데, 발찌를 찬 한 구금자는 기업이 망하자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런 학대 행위는 초기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점차 믿을 만한 내용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우디 관리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왕족과 친인척들이 육체적 학대를 포함한 강압적인 작전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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