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대통령 개헌안 발의 코앞인데… 여야 공방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與, 불가피성 강조하며 野 논의 촉구 / “야당 발목잡기 안돼… 정말 시간없어” / 한국당 “뭐가 급해 얼렁뚱땅 하려하나” / 민평당 “정부 주도 개헌은 주객전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 산하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13일 개헌 자문안 초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초안 보고를 하루 앞둔 12일에도 여야는 개헌안 합의 도출에 몰두하기보다는 ‘청와대발 개헌안’을 놓고 공방만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통령 개헌안 발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야당의 개헌 논의를 촉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대통령 주도 개헌은 ‘관제 개헌’이라고 주장하며 개헌안 발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개헌안 발의가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각 당은 명문화된 개헌안을 내놓고 대승적 결단을 내리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야당이 사실상 국회 책임을 방기하거나 포기하면,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마냥 비판할 수 없다”며 “국회가 나서야 하는데 국회 논의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개탄스러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야당이 발목잡기만 하면 정부 발의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며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국회 헌정특위 전체회의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헌정특위) 김재경 위원장(자유한국당)이 12일 의사봉을 두드리며 헌정특위 제10차 전체회의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뉴시스


야당은 일제히 청와대발 개헌안 발의에 반대했다. 여권이 개헌을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뭐가 그리 급해서 얼렁뚱땅 개헌을 하려 했느냐”며 “중요한 것은 개헌을 했다는 시늉을 하는 게 아니라 내실을 다지는 것이고, 한국당은 진정한 국민 개헌안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정략적·정치적으로 접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한다고 알려진 이후 여당 의원 누구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 입 한 번 뻥끗하지 못하게 돼 버린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도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개헌을 강행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정부 주도의 개헌에 국회가 동참하는 것은 주객전도”라고 비판했다.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 특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정부 형태를 비롯한 권력구조 개편 분야를 논의했지만, 여야 간 힘겨루기만 거듭하다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무총리 임명방식을 놓고도 여야가 충돌했다. 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야당 타박만 하지 말고, 정부·여당이 총리 선출권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국회 선출안을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하는 제도는 사실상 내각제인데,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개헌은 성사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세준·이우중 기자 3ju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