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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영화계 여성 3명중 2명꼴 성폭력·성희롱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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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배우·연출·작가·스태프 749명 조사

여성 62% 경험…남성은 17%

비정규직 피해 51%, 정규직 30%

영화 성평등 활동 ‘든든센터’ 출범



한겨레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기념행사’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려,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 및 성희롱 사태 결과 발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해 활동한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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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 종사하는 여성 3명 중 2명꼴로 성폭력·성희롱 피해를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에서 피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여성영화인모임 등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영화인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차별) 실태조사’(연구책임 중앙대 이나영 교수) 발표 및 토론회를 열어 이런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9월 배우, 연출, 작가, 스태프 등 749명(여성 467, 남성 267, 지정성별외 4, 모름·응답거절 11)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면접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이날 발표한 결과를 보면,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본인의 경험’을 묻는 질문에 여성 3명 중 2명 정도(61.5%)가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답변을 한 남성이 17.2%에 불과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직군별로는 작가(65.4%)와 배우(61.0%) 직군이, 고용 형태별로는 정규직(29.9%)보다 비정규직(50.6%)의 피해 경험 비율이 높았다.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 영화 작업이 시작되는 입문 단계(31.9%)와 프리-프로덕션 단계(24.8%)에서 가장 피해 발생 비율이 높았다. 가해자의 지위는 상급자가 48.7%로 가장 많았으며, 동료(24.1%)와 교수 및 강사(9.9%)가 뒤를 이었다. 영화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대부분이 ‘권력관계’에서 발생함을 알 수 있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평가, 음담패설’이 여성은 40.0%(남성 7.1%)로 가장 많았고,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 원치 않은 술자리를 강요’가 33.4%(남성 4.1%)로 그 뒤를 이었다. 심지어 여성 11.3%(남성 1.1%)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회 이상 반복·지속적인 피해를 경험한 비율 역시 여성이 49.5%로 남성(36.9%)보다 훨씬 높았다.

성폭력이 발생한 뒤 ‘친구·동료 등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고 공론화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여성 56.1%(남성 37.0%)로 가장 높았고,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참았다’는 응답이 21.6%(남성 15.2%)로 뒤를 이었다. 경찰에 신고했다고 응답한 여성은 0.3%에 불과했다.

한편, 임순례 감독과 심재명 명필름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아 이달 초 설립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solido.kr)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개소식을 했다. 여성영화인모임이 운영하고 영진위가 지원하는 든든 센터는 영화산업 내 성폭력 예방교육 진행과 피해자 지원 등의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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