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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대구특집] ‘2ㆍ28 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승격…대구 민주도시 명예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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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번째 국가기념일 올해 첫 정부 주관 행사로 치러져
한국일보

지난달 28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58주년 2·28 민주운동 기념식'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된 대구 특성에 맞춰 뮤지컬 형식으로 진행됐다. 출연자들이 교복을 입고 2·28 민주운동 당시 모습을 생생히 재연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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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노동일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공동의장 등 관계자와 학생 등이 지난달 28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2·28찬가 노래비 제막식' 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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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경북고, 대구고, 사대부고 등 1960년 2·28 민주운동에 참여한 8개 고교 재학생 800여명이 옛 교복을 입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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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대구지역 학생들이 독재와 부정선거에 맞섰던 2ㆍ28 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대구가 민주도시의 명예를 되찾았다. 국가기념일 지정을 위해 발 벗고 나섰던 대구시와 범시민추진위원회, 대구시민 등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최초의 민주운동인 2ㆍ28 민주운동이 58년 만에 역사의 합당한 평가를 받았다”며 감격했다. 2ㆍ28민주운동은 48번째 지정된 국가기념일로, 3ㆍ15의거 기념일과 4ㆍ19혁명 기념일,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일, 6ㆍ10민주항쟁 기념일에 이은 5번째 민주화운동 관련 국가기념일이다.

2ㆍ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은 대구시와 시민 등의 노력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2ㆍ28 민주운동은 2010년 2월 민주화운동의 법적 지위는 공식 인정받았지만, ‘민주운동 과정에서 참여자의 희생이 적다’ 등 이유로 국가기념일에서 제외됐다.

3ㆍ15의거와 4ㆍ19혁명에 비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자 대구에서는 “건국 이후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자 민주주의 번영의 초석이 된 2ㆍ28 민주운동을 알리자”는 국가기념일 지정 추진 운동이 일어났다. 2016년 대구시와 2ㆍ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2ㆍ28정신은 대구의 소중한 정신적 자산일 뿐 아니라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을 고양한 우리 역사의 자랑이다”며 56주년 2ㆍ2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국가기념일 추진을 공식 선포하고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그해 4월 2ㆍ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참여 인사를 확대해 범시민 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토론회 등을 전개했고, 대구ㆍ경북을 중심으로 국회의원 18명도 '2ㆍ28 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시는 지난해 2월21∼28일을 ‘시민주간’으로 선포하고 2ㆍ28민주운동 기념식과 국채보상운동ㆍ2ㆍ28민주운동 기록물 전시회, 대구 정체성 포럼 등을 개최하며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2ㆍ28 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 촉구 결의안은 같은 해 9월 국회를 통과했다. 한 달 뒤 범시민위원회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2ㆍ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 청원서와 100만인 서명부를 함께 전달했다. 대구 경북 서울 광주 경기 등 국민 124만명이 서명했다.

2ㆍ28 민주운동은 지난 1월30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일부 개정령안’ 심의ㆍ의결에 따라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일로 지정됐다. 대통령 재가를 거쳐 지난달 6일 법적 효력을 가지게 됐다.

그동안 대구시 조례에 따라 기념행사가 이뤄진 2ㆍ28 민주운동이 48번째 국가기념일로 지정됨에 따라 올해부터 정부 주관 행사로 격상됐다. 첫 기념일인 지난달 28일 대구 곳곳에서는 2ㆍ28정신을 계승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2ㆍ28기념중앙공원에선 노래비 제막식이, 콘서트하우스부터 공원까지 행진하는 2ㆍ28 민주화운동 재연행사가 열렸다. 또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주관 기념식이 이어졌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기념식은 ‘2ㆍ28 대구, 민주주의 뿌리’를 주제로, 국민의례부터 2ㆍ28 민주운동 찬가제창까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특성을 한껏 살려 뮤지컬 형식으로 진행됐다. 단순한 관람이 아닌 무대와 객석이 함께할 수 있도록 꾸며 감동을 배가 시켰다. 당시 참여 학교 후배 학생과 민주주의 운동 주역의 유족, 시민 등 1,200여명은 이날 기념식에서 연신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민주화 운동이자 3ㆍ15의거, 4ㆍ19혁명의 기폭제가 된 2ㆍ28 민주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정신을 기렸다.

노동일 2ㆍ28기념사업회 대표는 “결연히 일어섰던 그날의 주역들이 계셨기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오늘이 있다”며 “이번 국가기념일 지정을 계기로 민주주의를 위해 횃불을 높이 든 2ㆍ28 정신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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