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7 (목)

최흥식 금감원장 결국 사의.. 충격 휩싸인 금감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융권 ‘채용비리 역풍’ 어디까지 번지나
미투에 채용비리까지 겹치자 정부차원 사의권고 가능성
당분간 유광열 체제로 갈듯


파이낸셜뉴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12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금감원 내부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주요 금융회사들의 주총이 임박해 지배구조 문제가 예민한 시점인데다 금융산업 혁신 성장 등 풀어가야할 과제들도 산적한 상황에서 최 원장이 돌연 중도 퇴진해 금융당국의 부담이 만만치 않게 됐다. 금감원은 당분간 유광열 수석부원장 임시체제로 운영되지만 원장 퇴진이라는 엄청난 충격에서 당분간은 헤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이 어느 선까지 영향을 미칠 지, 현재 진행중인 금융권의 채용비리에는 어떤 파장을 줄 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의혹 사흘만에 사의표명

금융권에서는 최 원장이 이날 돌연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점검에 착수한다는 얘기가 도는 등 안팎의 압박으로 부담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미투' 문제 등이 불거진 가운데 '금융권의 검찰'이라고 불리는 금감원의 수장으로 있는 최 원장까지 채용비리 문제로 얽혀 자칫 역풍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주말 중에 이미 정부 등에서 최 원장에게 사의 표명을 권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최 원장의 채용비리 문제는 금융권을 떠나서 현 정권의 지방선거 문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로 부각될 우려가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민정수석실이 금감원장 채용비리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의 표명이 머지 않았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며 "지난 주말부터 사의 권고를 받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같은 최 원장의 채용비리 문제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채용비리 문제 등을 근거로 KB금융과 하나금융 등 일부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를 뜯어고치겠다고 나서면서 일부 '억지 검사' 문제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부실 대출은 이미 무혐의였던 것으로 결론났으며, 하나금융의 중국 투자건도 수익률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 원장이 직접 은행 검사 담당들에게 이를 조사하라고 압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부담 커진 정부

정부는 최 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금감원장 후임 물색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가계부채 문제와 코스닥 활성화, 지배구조 개편 등 금융현안이 줄줄이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의 수장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기 때문이다.

최초 민간 수장이라는 의미가 퇴색된 만큼 아직은 이른 전망이지만 이번에는 관료 출신으로 금감원장 후임을 알아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내부 출신도 예상할 수 있지만 금감원의 쇄신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오히려 관료 출신 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최 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금감원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점검 등은 일시 정지될 전망이다. 이미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점검은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 문제로 이르면 이달 말 재개될 예정이었던 하나금융과 하나은행 점검 일정을 수정하고 있던 찰나였다. 최대한 수장 공백을 막기 위해 한국금융지주 등 일부 은행지주사에 대한 점검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금감원의 검사동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위원회도 이번 사태로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형식적이긴 하지만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