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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 보여주기식 투자관행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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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상의, 성과 발표 않기로… 기업 부담도 줄어들듯


파이낸셜뉴스

文대통령 "한반도 둘러싸고 중대한 변화 있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날 문대통령은 "앞으로 두달 사이에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면서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의 '투자보따리' 관행이 사라진다. 해외 경제사절단 구성 때마다 '짜깁기' 논란과 기업에 부담덩어리였던 보여주기식 순방 투자성과 발표가 사실상 문재인정부에서는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대외 경제전략으로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천명하면서 경제계는 해외 순방시 현지 진출이나 투자 의향이 있는 기업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 동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사절단 구성 기조를 대기업 중심에서 중견.중소기업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대하면서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규모가 과거 정권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재계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경제사절단 구성부터 운영 전반을 민간 경제단체에 일임한 것도 기업들의 참여도를 높인 계기가 됐다"며 "민간 경제사절단 구성을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에 이양한 건 절차적 정당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과거 정권마다 해외순방시 되풀이되던 경제사절단의 보여주기식 투자성과 발표도 이번 정부에서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사절단 구성을 담당한 대한상의나 정부는 해외순방시 별도의 투자성과 발표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문 정부 들어 해외 순방시 경제사절단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별도의 투자성과를 발표할 계획은 없다"면서 "향후에도 대한상의가 주도하는 경제사절단의 현지 투자관련 성과를 집계해 일괄 발표하는 방식은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 구성을 전담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의 첫 방문지인 미국 순방 시에는 52개 참가기업의 투자 및 구매 계획을 집계해 일괄발표한 바 있다.

당시 대한상의가 발표한 대미 직접투자 규모는 128억달러(14조6000억원)였으며,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와 항공기 등 5년간 대미 구매 규모는 총 224억달러(25조5400억원)에 달했다. 미국 순방에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총수가 동행한 SK는 5년간 에너지 분야 등에 최대 44억달러를 투자하는 통 큰 결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나 대한상의는 두 번째 경제사절단을 꾸린 인도네시아와 지난해 12월 최대 규모의 중국 순방에서는 투자성과 집계나 발표를 일절 하지 않았다. 일부 기업이 개별적 투자 성과만 발표했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과거 정권들이 대통령 해외순방의 패키지로 여겼던 투자성과 발표를 중단한 건 지나친 형식주의를 타파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 해외순방 때마다 의례적으로 경제사절단을 꾸려 상대국에 '선물보따리'를 안기는 게 관행이었다"며 "경제사절단의 투자유치를 대통령 순방외교의 치적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강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경제사절단의 투자성과를 뜯어보면 이미 기업들이 순방과 무관하게 확정된 것들을 짜깁기하는 수준이었다"면서 "일부 기업은 순방에 맞춰 계획에 없거나 시기에 맞지 않는 투자계획을 무리하게 세워야 하는 문제점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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