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미투, 몸과 마음이 아팠다. 우리 전체의 문제"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문소리가 배우 그리고 여성영화인으로 성평등 환경조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문소리는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식 및 성폭력·성희롱 실태결과 발표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토론회에 배우로 참여한 문소리는 “든든이 개소한다는 소식에 굉장히 반갑고 응원하는 마음이기도 했지만 함께 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겠냐 했을 때 주저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담담하고 차분하게, 많은 사람 앞에서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감정의 큰 동요 없이”라면서 “서지현 검사의 용감한 폭로를 시작으로 이어져왔던 ‘미투 운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첫 번째로는 굉장히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몸과 마음이 아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 주변의 많은 선후배와 동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제 영화 인생을 돌이켜보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간들이었다”며 “그러나 제 주변을 둘러보니 저만 힘든 게 아니라 많은 영화인들이 아픈 마음, 초조한 마음, 걱정하는 마음으로 지금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더라. 우리 모두가 굉장히 힘든 시간이구나를 절감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날 차분한 어조로 자신의 견해를 밝힌 문소리의 눈빛은 그 어느때 보다 빛났다. 연일 터지는 미투에 그가 몸담고 있는 영화계 역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본 가운데, 바뀌어야 한다는 것 역시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소리는 또한 “우리는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거나 방관자였거나 암묵적인 동조자임을 영화인 전체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몇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이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국민들이 이런 시간을 통해서 배신감, 분노로까지 이어지면서 한국 영화 전체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들로 굳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든든이 개소한다는 소식에 정말로 반가웠다. 2016년부터 준비하셔서, 등불이 필요한 시기에 개소를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과정의 올바름 없이 결과에 아름다움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가 좋은 작품을 내고 있지만 과정에도 힘을 쓰고 노력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축하와 2017년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근절 및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whice1@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