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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군입대 전 통통했던 볼살, 이제 어색하게 보일까 걱정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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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사극 '궁합'의 이승기

중앙일보

영화 '궁합'.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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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는 개띠하고 궁합이 잘 맞는대요. 그러고 보니 제가 70년생(개띠)에 친한 형들이 많아요. 강호동씨, 이서진씨, 차승원씨…".

영화 '궁합'을 준비하며 난생처음 여러 곳에 사주를 보러 다녔다는 배우 이승기(31)의 말이다. 지난달 말 개봉한 이 영화에서 그는 역술에도 뛰어난 조선 시대 사대부 서도윤 역을 맡았다. 매사에 사주와 궁합을 중시하는 임금의 명으로 서도윤은 옹주의 국혼 준비에 참여하는데, 신랑감 후보들 면면이 궁금해 신분을 감추고 궐밖에 나온 옹주(심은경 분)와 결국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다. 비수기 극장가에서 개봉 10여일 만에 약 130만 관객이 관람했으니 흥행 선방인 셈. 다만 사극이라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든 걸 고려하면 흥행 성공이라긴 힘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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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궁합'을 계기로 만난 배우 이승기.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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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배우 인터뷰가 대개 개봉 전에 진행되는 것과 달리 이승기를 만난 건 흥행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지난주, 서유기를 모티브로 그가 현대판 손오공을 연기한 tvN 드라마 '화유기'의 최종회 촬영과 방송을 마친 뒤였다. '화유기'는 최고 7%대에 그친 시청률은 둘째 치고, 앞서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스태프의 추락사고가 방송가 안팎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승기는 "너무 안타깝다"며 이참에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에 더해 SBS 예능프로 '집사부일체'도 출연 중이다. 언뜻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전방위로 활약 중인 듯 보이지만 사실 '궁합'은 입대하기 전에 찍은 작품이다. 군 생활 전후로 10kg가량 체중이 달라졌다는 이승기는 "지금과 다른 통통한 볼살 같은 게 어색해 보일까 걱정했는데 그다지 이질감이 안 들어 다행"이라며 나름의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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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궁합'.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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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궁합'.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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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복귀하자마자 영화도, 드라마도 큰 성공을 거뒀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그에게 성공이 곧 성장은 아닌 듯했다. 가수로 출발한 그는 첫 앨범의 '내 여자라니까'(2004)부터 크게 히트하며 누구보다 바쁜 20대를 보냈다. 연기에서는 KBS 주말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2006)의 조연에 이어 주연을 맡은 SBS 주말 드라마 '찬란한 유산'(2009)이 시청률 40%를 훌쩍 넘기며 명실상부 주연급으로 자리를 굳혔다. '허당승기'로 활약한 KBS 주말 예능 '1박2일'도 빼놓을 수 없다. 남 보기엔 탄탄대로, 요즘 말로 꽃길만 걸어온 것 같다. “다른 분들이 다 잘해왔다고 생각하는 만큼 저는 매일매일 고민이 많았죠. 이승기가 하면 잘 된다는 게, 그래서 잘하고 싶다는 게 스스로를 괴롭혔죠." 그는 “실패를 겪어야만 성장하는 게 아니라” 그런 괴로움을 경험하는 것도 성장이었다고 했다.

최근의 두 작품에 대해 그는 관객 수나 시청률을 떠나 자신의 성과를 적절히 짚었다. 판타지이되 주된 감성은 로맨스였던 '화유기'는 천계가 인정한 악동 손오공 역할이었던 만큼 "스위트한 이미지는 아니"었던 점에서, 로맨틱 코미디 사극이되 사대부답게 진지한 연기톤으로 일관한 '궁합'은 "이승기가 진중하게 연기해도 나쁘지 않다는" 인상을 준 점에서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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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궁합'을 계기로 만난 배우 이승기.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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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계에서는 아직 인턴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출연작이 꽤 많은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오늘의 연애'(2015)에 이어 '궁합'이 두 번째다. 요즘도 영화 시나리오가 여럿 들어오고 있지만 "자꾸 주인공만 들어온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진짜 하고 싶은 건 기라성 같은 배우들 옆에서, 10회차 촬영만 하는 역할이라도 함께 해보는 거예요."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성향을 바꾸거나, 이른바 '변화를 위한 변화'를 해보겠다는 얘기일 리는 없다. 군 복무를 전후로 어느새 '국민 남동생'의 꼬리표를 자연스레 떼어냈지만, 달달한 로맨스 작품에 대해서는 지지의 뜻을 뚜렷이 밝혔다. 로맨스 대사가 오글거리지 않더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승기는 "판타지의 필수요소는 오글거림"이라고 말했다. "오글거림이 없으면 판타지가 아니죠. 옹주가 궁을 뛰쳐나가는 얘기도 그 시대에는 판타지였겠죠."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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