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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軍사이버사 블랙펜작전 개입 의혹'…경찰, 진상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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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경정 軍 사이버사로부터 블랙펜 USB 받아

치안감 이상급 단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단 구성

뉴스1

© News1 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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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경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 '블랙펜 작전'에 경찰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진상조사팀을 구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보안국은 지난달 8일부터 자체 진상조사팀을 구성해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블랙펜 작전'은 군 사이버사령부가 악플러를 '블랙펜(또는 레드펜)'으로 지칭하고 종북과 반정부, 반군 세력을 색출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2011년 초부터 2013년 10월까지 진행한 작전이다.

경찰은 군 사이버사의 이같은 작업에 경찰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즉시 조사에 착수,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와 서울과 충남 일선서 보안계, 국방부 사이버사 댓글 재조사 TF의 협조를 받아 관련 자료를 수집해 분석했다. 또 지난 2010년~2013년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경찰 32명에 대한 조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 결과 진상조사팀은 2010년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던 A경정이 군 사이버사령부로부터 받은 블랙펜 자료가 담긴 USB를 입수했다.

A경정은 지난 2010년 12월15일 경찰청 주관 유관기관 워크숍 종료 후 군 사이버사 직원에게 해당 USB가 담긴 서류봉투를 받은 후 2012년 10월5일까지 개인 이메일을 통해 인터넷 댓글 게시자의 ID와 닉네임, URL 등 1646개가 정리된 214개의 파일을 받았다. 1646건의 파일에는 언론기사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캡처 등이 있었으며 내용은 국가보안법과 북한, 정부정책, 군과 관련한 것들이었다.

A경정은 진상조사팀 조사에서 "업무협조 차원에서 USB를 받았고, 내용을 보니 활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이같은 내용을 군 사이버사령부에 이야기한 뒤 메일로 (관련 내용을) 받았다"며 "첩보 차원에서 USB를 받은 것으로 인식했다"고 진술했다.

진상조사팀은 아울러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와 일선서 보안계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시 내사 1건 및 통신조회 26건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수사를 통해 A경정이 받은 자료가 내사 등에 활용됐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또 진상조사팀은 당시 양 기관의 수·발신 공문 및 출장내역 등 관련 자료를 조사한 결과 경찰청 주관 유관기관 정기 워크숍과 군 사이버사 주관 '사이버 위해평가 유관기관 회의 참석'이 있었음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 이에 따른 경찰과 군 간의 업무공조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진상조사팀은 조사를 통해 지난 2011년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직원들이 당시 상사로부터 정부정책에 대한 지지 댓글을 게시하도록 지시를 받아 이를 일부 실행한 사실이 있었음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댓글 게시를 지시받았다는 공식적인 진술은 없었지만 조사 직전 통화 과정에서는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15년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던 A경정이 댓글과 관련한 자료를 소속 직원들에게 제공, 댓글을 게시한 사람에 대한 내사를 진행한 사실도 파악했다고 진상조사팀은 전했다.

경찰청은 이같은 의혹과 관련해 치안감 이상급을 단장으로 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을 즉시 구성해 철저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경찰이 블랙펜 관련 군 사이버사 자료를 내수사 등에 활용했는지 등을 정확하게 밝혀 엄정조치하는 한편 이같은 의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철성 경찰청장은 "관련한 의혹과 전혀 관계 없고 수사 경험이 많은 치안감 이상을 단장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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