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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車보험료 떨어진건 좋은데…보험사, 가격 경쟁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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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하락따라 작년 평균 대당 보험료 9000원 떨어졌지만
상품별 특성 줄어 가격 경쟁…제살깎아먹기 영업 공멸 우려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전경진 기자] 개인용 자동차 평균 대당보험료가 4년만에 떨어졌다. 손해율 하락과 보험사간 경쟁이 대당 보험료를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보험개발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용 자동차 대당보험료는 67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대당 보험료가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4년만이다. 2013년 59만2000원이었던 대당보험료는 2014년 59만9000원, 2015년 64만4000원, 2016년 68만4000원 등 매년 상승해 왔다.

지난해 대당 보험료가 떨어진 것은 손해율 개선에 따른 보험료 인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83%에서 80.9%로 2.1%포인트 하락했다. 사고 감소 및 렌트비 지급기준 완화 등 제도개선으로 지급된 보험금이 감소한 덕분이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업계는 지난 2016년 시행된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에 따른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생겨 대당보험료가 떨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경미한 사고에 대한 수리기준 마련, 렌트비 지급기준 개선 등을 내용으로 제도 개선을 단행, 보험사의 보험금 과다 지급 요인을 줄인 바 있다.

그 결과, 2015년 87.8%에 달했던 손해율은 2016년 83%, 2017년 80.9%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일부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업계 일각에선 손해율 개선과 판매채널 다각화로 업체간 '제살깎아먹기식' 영업이 성행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보험은 설계사 중심의 판매채널에서 인터넷, 모바일로 빠르게 판매채널이 바뀌고 있다. 판매채널의 변화는 마케팅 비용 측면에서 보험료 인하 여력이 추가로 발생한다. 업체간 과잉 경쟁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메리츠화재(3월), 악사손해보험(3월), 더케이손해보험(4월) 등 중소형사들이 앞다퉈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이후 삼성화재(8월)를 시작으로,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대형사들도 보험료 인하행렬에 뛰어들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표준화가 진행돼 특약을 제외하면 상품별 특성이 거의 없다"며 "결국 가격 경쟁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때문에 한 곳에서 보험료를 인하하면 다른 곳도 잇따라 보험료를 내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자동차를 소유한 전국민이 가입해야하는 만큼 보험료 변동을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소비자물가지수 항목에도 자동차보험료가 포함돼 있어 정부 역시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 보험료 인하 움직임이 일어날 때 손해율 개선이 더딘 보험사들마저 보험료 인하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보험료 인하 바람이 불면서 손해율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것. 지난해 8월 본격적인 보험료 인하가 시작된 직후 전체 손보사의 월평균 손해율은 9월 0.9%포인트(전년동월대비), 11월 0.8%포인트, 12월 0.5%포인트씩 올랐다. 1~8월까지 월평균 손해율이 전년보다 개선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삼성, 현대, DB, KB, 메리츠 등 상위 5개사의 평균 손해율은 85.7%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2.8%포인트 상승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수가, 정비 공임, 부품가격, 최저임금 등 매년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다"며 "업체별 적정요율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지 않으면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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