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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People] 美 유기농 보디케어 1위 닥터브로너스 마이클 브로너 대표 | 극소량 화학성분도 ‘No’ 100% 유기농 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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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1975년생/ 브라운대 졸업/ 2003년 닥터브로너스 부사장 시절 美 농무부로부터 전 제품 유기농 인증 획득/ 2015년 닥터브로너스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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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 바탕에 깨알같이 작은 글자만 빼곡하다. 비주얼 시대에 누가 읽어보겠나 싶은 포장이지만 역사가 깊단다. 올해로 160년째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유기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닥터브로너스’ 얘기다. 닥터브로너스는 1858년 시작된 독일 하일브론 지방 비누 장인 가문의 후계자 이매뉴얼 브로너가 1940년대 미국에 건너가 설립한 브랜드다.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평화와 공존,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합성 화학성분을 일절 배제, 친환경 유기농 원료로만 비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 전역에서 강연을 하며 이런 신념을 전파해나갔다. 그는 강연을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을 씻으라’는 의미로 비누 하나씩을 나눠줬다. 특히 비누 포장지에 강연 내용과 철학을 빼곡하게 적어 나눠줬는데, 이게 지금껏 변치 않은 닥터브로너스 제품 포장 디자인의 시초가 됐다.

오늘날 닥터브로너스는 상업적인 광고 없이도 18년 동안 미국 유기농 보디케어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마이클 브로너 닥터브로너스 대표(43)가 부사장 시절인 2003년,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농무부로부터 전 제품의 유기농 인증을 이끈 게 주효했다.

유기농 제품이라니 안전성은 알겠다. 그런데 과연 성능도 뛰어날까. 마이클 브로너 대표의 대답은 ‘당근(of course)’이다. R&D(연구개발)에도 직접 참여한다는 그의 입에서는 전문용어들이 막힘없이 쏟아졌다.

“수산화칼륨을 소금물에 넣고 전기충격을 가하면 알칼리 성분으로 변합니다. 이를 코코넛, 올리브, 헴프씨드, 호호바, 팜커널 오일과 섞으면 비누, 물, 글리세린 딱 이 세 가지만 남아요. 여기에 페퍼민트, 유기농 에센셜 오일, 천연 토코페롤을 넣으면 산화방지제 역할을 해줍니다. 비누 만들기는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에요. ‘유기농 제품이라서 기능이 떨어질 거야’라는 인식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작은 ‘착한 기업’으로 시작한 닥터브로너스는 이매뉴얼 브로너의 5대손인 마이클 브로너 대표에 이르러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수출 부서를 이끌며 수출 매출을 1%에서 20%까지 성장시켰다. 덕분에 닥터브로너스 매출은 1998년 40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1100만달러(약 1200억원)로 급성장했다.

“여성이 평생 쓰는 화장품만 20가지가 넘어요. 극소량의 화학성분이라도 우리 몸 안에서 섞이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죠. 시즌마다 신제품을 발표하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닥터브로너스는 보통 3년에 한 번씩 신제품을 내는 것도 안전성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닥터브로너스는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 유기농 농업 연구 비영리단체 로데일연구소(Rodale Institute)와 함께 재생농업 인증제도 설립을 추진 중이다. 코코넛 오일을 시작으로 닥터브로너스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원료들을 이 재생농업 인증을 받은 원료들로 바꿀 계획이라고.

“내년에는 새로운 보디로션 라인과 쿨링 스프레이, 2020년에는 데오도란트, 2021년에는 헤어케어 제품 등 계속 새로운 친환경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2023년까지 연매출 2억달러를 달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9호 (2018.03.14~2018.03.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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