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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People] 해외서 ICO 성공 고우균·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 | 개인 의료정보 공유 모델로 300억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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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사진 왼쪽) 이은솔/ 1984년생/ 한양대 의대/ 영상의학전문의·정보의학인증의/ 메디블록 공동대표(현)고우균/ 1984년생/ 카이스트 컴퓨터공학/ 컬럼비아대 컴퓨터공학 석사/ 경희대 치대/ 삼성전자 개발자/ 치과의사/ 메디블록 공동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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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돌 씨(가명)는 허리가 아파 A병원에서 MRI를 찍었다.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결과가 미덥지 않았다. B병원을 다시 찾았다. A병원 MRI 영상을 들고 갔지만 B병원 의사는 수십만원짜리 MRI를 다시 찍으라고 한다.

의료 소비자로서 한 번쯤은 겪었을 사례다. 환자 대부분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지만 별 도리가 없다. 만약 병원끼리 환자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이런 의문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들이 고우균·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34)다.

“현재 의료정보시스템은 의료기관이 중심이 돼 정보를 관리합니다. 중요하고 민감한 개인정보인 만큼 정부가 강하게 규제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우균·이은솔 대표는 “개인이 자기 의료 데이터를 소유·관리하지 못하는 게 핵심 원인”이라며 “개인이 정보 주도권을 쥐고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 공유하면 불필요한 비용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 의료정보를 나누면 어떤 효용이 있을까. 의료기관은 자신의 병원 외 다양한 환자 정보를 얻어 의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 환자는 낮은 비용으로 여러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게 가능해진다. 치료법 역시 다양해진다.

메디블록이 주목받은 이유는 독특한 의료정보 공유 모델을 내세웠기 때문만이 아니다. 두 대표는 ICO(신규 암호화폐 발행)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 사업 모델이 블록체인과 맞지 않는데도 ‘묻지마 ICO’에 나선다. 이런 가운데 메디블록은 ICO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호평받았다. 민감한 개인 의료정보인 만큼 보안성이 뛰어난 블록체인이 제격인 덕분이다. 개인과 병원은 메디블록 서비스에 참여하면 보상을 받는다. 사용자가 글을 쓰면 암호화폐로 보상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블로깅 서비스 ‘스팀잇’을 벤치마킹했다.

“의료 기록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남아야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은 그냥 덮어 쓰이고 이력이 남지 않는 구조인데요, 데이터 이력을 증명하는 블록체인이 가장 적합한 기술이죠.”

국내에서는 ICO를 허용하지 않는다. 메디블록은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ICO를 단행해 300억원 자금을 조달했다. 총 70개 국가에서 6500여명이 메디블록 성공 가능성에 투자했다. 자체 암호화폐 MED는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 중이다.

서울과학고 동기 동창인 두 대표 경력은 전자와 의료에 초점이 맞춰졌다. 고우균 대표는 카이스트와 컬럼비아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삼성전자 엔니지어로 일하던 그는 치의학대학원을 마치고 치과의사로서 일했다. 한양대 의대를 나온 이은솔 대표는 영상의학 전공으로 진단 분야를 특화했다. 과학고 시절에는 각종 컴퓨터 경진대회에서 이름을 날렸다. 두 대표 모두 컴퓨터·의학 ‘도사’인 셈이다.

“최근 만성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자는 의료 데이터를 쌓고 분석하는 과정이 필수죠. 자금 걱정을 덜었으니 블록체인 기반 의료정보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습니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9호 (2018.03.14~2018.03.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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