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0 (목)

개인 올해 헛발질 100%…사면 내리고 팔면 올랐던 코스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지난 9일 미국 정부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관세 25%와 10%를 매기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국내 기업도 포함됐다는 소식에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순매도한 개인투자자가 늘어났다.(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3000억 이상 거래한 17거래일
개인 매수하면 지수 내리고
순매도하면 오르는 현상 반복
이슈 민감도 크고 손바뀜 많아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영락없는 머피의 법칙일까. 개인투자자의 부진한 성적이 계속되고 있다. 개인이 순매수하면 코스피는 내렸고 순매도하면 올랐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하루에 3000억원 이상 거래한 17거래일 모두 지수 흐름과 반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됐다.

실제로 직전 거래일인 지난 9일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49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8% 오른 2459.45를 기록했다.

이날 개인투자자의 거센 순매도세는 미국발(發) 악재성 뉴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관세 25%와 10%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국내 기업도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9일까지 개인이 3000억원 이상 순매도한 9거래일 모두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상승했고, 순매수한 8거래일엔 내렸다.

개인이 순매도한 9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평균 1.06% 상승했다. 상승 폭은 0.49%에서 1.54%를 기록했다. 특히 코스피가 종가 기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지난 1월25일에서 29일 3거래일 동안 개인은 각각 6794억원, 3852억원, 7116억원을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대로 개인이 호재성 뉴스를 듣고 주식을 사들이자 정작 코스피는 내렸다. 개인이 순매수한 8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평균 1.05% 하락했다. 개인이 9263억원을 순매수한 지난달 7일 코스피 종가는 2396.56으로 전 거래일보다 무려 2.31%나 빠졌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해 9월29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2300대로 내렸다.

개인이 대거 순매수에 나섰을 때는 코스피가 오를 것이라는 호재성 뉴스가 많았다. 개인이 코스피시장에서 각각 7940억원, 7373억원, 4955억원을 순매수한 지난 1월31일과 지난달 2일, 5일엔 ▲삼성전자 주식 50대1 액면분할 ▲가상통화 '검은 금요일'로 시가총액 약 120조원 증발 ▲코스피와 코스닥 통합지수 'KRX300' 출범 등 호재성 소식이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보다 이슈에 따라 주식을 사고파는 속도가 빠르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권시장 투자자들의 코스피와 코스닥 주식 평균 보유 기간은 각각 186일, 63일에 불과하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의 단기 매매 성향이 강한 사실은 이슈에 대한 반응이 그만큼 민감하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며 "보유 자본 규모와 분석력 측면에서 개인투자자의 역량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보다는 약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우발적인 이슈에도 장기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저력도 그만큼 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9일의 경우 개인투자자가 지나치게 오르는 지수 흐름을 보고 일부러 주식을 팔았을 수 있어 하루하루의 성적보다는 6개월, 12개월 뒤의 장기적 성과로 투자 성적을 따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개인의 투자자금을 기관 자금보다 '장기 자금'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손바뀜(주식 매매 빈도)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