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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연초부터 후끈 달아오른 중형 SUV 대전-싼타페(현대차) 맞서 티구안(폭스바겐)·I페이스(재규어랜드로버)·뉴X4(BMW)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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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를 야심 차게 내놓으면서 국내 SUV 왕좌를 노리는가 하면 수입차 시장에서도 BMW, 폭스바겐,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중형 SUV 신모델을 대거 선보이며 진검승부를 펼친다.

매경이코노미

현대차 신형 싼타페,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 재규어 I-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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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6년 만에 신형 싼타페 선보여

▷쏘렌토와 국내 SUV 1위 자존심 경쟁

현대차는 최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신형 싼타페를 선보이고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신형 싼타페는 2012년 등장한 3세대 모델 이후 6년 만에 새로 선보이는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2000년 처음 등장해 국내 시장 100만대, 세계 시장 누적 판매 430만대를 돌파한 현대차 대표 중형 SUV로 꼽힌다.

신형 싼타페는 이전 모델보다 더 길고 넓어졌다. 전장은 70㎜, 휠베이스는 65㎜ 늘어나면서 넓은 실내 공간과 동급 모델 최대 레그룸을 확보했다.

다양한 첨단 안전장치를 탑재한 것도 눈길을 끈다. 국산차 최초로 전방 충돌, 차로 이탈 보조 시스템과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시스템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안전 하차 보조,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을 도입했다. 안전 하차 보조 기능은 승객이 차에서 내릴 때 다가오는 차량이 있으면 경고를 보내고 뒷좌석 문이 열리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은 운전자가 차에서 내렸는데도 뒷좌석에 동승자가 남아 있을 때 이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영유아나 반려견을 차에 남겨두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현대차는 싼타페 연간 판매 목표를 9만대로 잡았다. 싼타페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이 9만2928대(2015년)인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지난 2월 7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싼타페는 첫날에만 8192대가 계약됐다. 국내 SUV 차종 중 역대 최다 신기록이다. 2월 20일까지 1만4243대의 사전계약 대수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젤 2.0 가격이 2895만원부터 시작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만큼 판매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형 싼타페가 인기를 끌 경우 ‘집안싸움’을 벌이는 기아차 중형 SUV 쏘렌토 판매량을 넘어설지도 관심이다. 쏘렌토는 지난해 판매량이 7만8485대로 뛰어올랐다. 지금도 매달 6000대 이상씩 팔리면서 국내 중형 SUV 시장 1위 자리를 굳혔다. 최근에는 기존 트림인 프레스티지에 2.2 디젤 엔진, 8단 자동변속기를 기본 탑재하고 상품성을 강화한 ‘쏘렌토 넘버원 에디션’을 선보였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가 중형 SUV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경우 쏘렌토 구매 수요가 싼타페로 옮겨가면서 두 모델 간 1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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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신모델 봇물

▷에퀴녹스·렉스턴스포츠 눈길

현대·기아차가 중형 SUV 시장 공략에 나서자 국내 완성차 업계 움직임도 바빠졌다. 한국GM은 연내 중형 SUV ‘에퀴녹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철수설이 나돌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지만 SUV ‘캡티바’ 후속으로 에퀴녹스를 미국에서 수입·판매해 SUV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속내다. 에퀴녹스는 전 세계에서 200만대 이상 팔린 쉐보레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중형 SUV 모델. 다른 중형 SUV보다 휠베이스가 길어 실내 공간이 넉넉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29만여대가 팔린 만큼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을 끈다.

쌍용차가 선보인 렉스턴스포츠와 르노삼성 QM6 가솔린 모델 GDe도 나름 판매량이 괜찮다. 렉스턴스포츠는 한국 시장에서 생소한 픽업트럭 형태지만 ‘오픈형 중형 SUV’ 마케팅을 펼친 데다 2400만원대로 가격이 저렴해 꾸준히 팔리는 중이다. 오픈형 데크가 있어 레저활동이 편하고 오프로드 주행에 강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지난 1월 9일 등장한 이후 한 달 만에 계약 건수가 1만대를 넘어서며 쌍용차가 제시한 연간 판매 목표(3만대)의 3분의 1가량을 달성했다. QM6는 지난해에만 2만6737대가 팔려 누적 생산량 10만대를 돌파했다. 신차 효과가 사라지면서 디젤 모델 판매량이 주춤하기는 하지만 지난해 등장한 가솔린 모델 GDe가 인기몰이 중이다.

▶수입차 경쟁도 치열

▷신형 티구안 자존심 회복할지 관심

수입차 시장에서도 중형 SUV 경쟁이 뜨겁다. BMW는 최근 수입 중형 SUV 시장 강자인 ‘뉴 X3’를 선보였다. 2011년 한국에 출시된 이후 7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신형 X3는 2.0ℓ 직렬 4기통, 3.0ℓ 6기통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하반기에는 X4, X5의 완전변경 모델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뉴 X4’는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를 표방한 역동적 디자인에다 커진 차체, 최신 주행 보조 시스템 등을 앞세워 수입 SUV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실 수입차 업체가 SUV 모델 여러 개를 한꺼번에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국내 수입차 1위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최근 SUV 판매량이 급증하는 만큼 SUV 신모델을 대거 내놓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벤츠는 그동안 중형 SUV 모델 GLE 판매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국내 시장에서 GLE 판매량이 2016년 3104대에서 지난해 3813대로 23%가량 늘었다. 여세를 몰아 중형 SUV 모델 GLC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더 뉴 GLC 350e 4MATIC’을 선보이기로 했다. 최고 출력 320마력에 ℓ당 38.5㎞의 탁월한 연료 효율성을 갖춘 친환경 모델로 기대를 모은다.

‘디젤게이트’ 악재에 시달린 폭스바겐도 신형 티구안으로 반전을 노린다. 티구안은 2007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264만대가 팔린 인기 모델. 국내에서도 오랜 기간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해왔다.

이번에 등장하는 티구안은 10년 만에 완전변경된 2세대 모델로 201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폭스바겐그룹에서 차세대 플랫폼인 MQB(가로배치 엔진용 생산모듈) 기반으로 설계된 최초의 SUV로 무게를 기존 모델보다 50㎏ 줄였다. 그럼에도 휠베이스가 73㎜ 늘어난 2677㎜에 달하고 뒷좌석 레그룸도 29㎜ 넓어졌다. 도심 긴급제동과 보행자 모니터링 기능이 포함된 프런트 어시스트를 비롯해 차선 변경을 돕는 레인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안전·편의사양도 다양해졌다. 신형 티구안은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기관 ‘유로앤캡’ 충돌 테스트에서 ‘별 다섯 개’ 만점을 받고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에서 ‘최고 안전 등급’을 획득하는 등 안전성도 검증받았다.

재규어랜드로버의 전기 SUV ‘I-페이스’도 중형 SUV 시장 기대주로 꼽힌다. 최고출력 400마력에 4초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의 고성능을 자랑한다. 90㎾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한 번 충전에 380㎞(미국 기준)를 주행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형 SUV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까지 티볼리, 코나 등이 인기를 끌면서 ‘소형 SUV 전성시대’를 맞았지만 실제 판매량은 여전히 중형 SUV가 많았다. 지난해 국내 소형 SUV 판매량이 14만대 수준인 데 비해 중형 SUV 판매량은 16만대에 달했다. 소형 SUV는 주로 2030 젊은 층이나 여성 고객이 많지만 중형 SUV 시장의 주 고객은 구매력 높은 가족 단위 고객이다. 특히 올해는 완성차 업체마다 줄줄이 신차를 내놓는 만큼 중형 SUV 시장이 많게는 25만대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SUV 승차감이 좋아지면서 세단 못지않게 인기를 끄는 만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 비중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8호 (2018.03.07~2018.03.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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