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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5분 더 잘 수 있는데"…알람보다 일찍 깨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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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압박감이 주는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생체시계의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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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씨(27)는 매일 아침 6시30분에 알람을 맞춰놓지만 항상 10분 전에 눈이 떠진다. 더 자고 싶지만 시간이 애매해 스트레스 받으며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켜 출근 준비를 하기 일쑤다. 김씨는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스트레스 받은 적이 많아 일찍 깨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구나 일어나야 할 시간에 맞춰놓은 알람시계보다 일찍 잠에서 깬 경험이 있다. 느긋하게 늦잠을 즐기고 싶어 알람 시계를 꺼둔 주말에도 항상 이른 아침에 깨기도 한다. 바로 생체시계 때문이다.

◇알람시계보다 정확한 생체시계= 사람의 몸에는 정교한 생체시계가 자리잡고 있다. 생체시계는 햇빛이 비추는 낮과 그렇지 않은 밤의 주기에 맞춰 신체 기관과 호르몬 분비 등에 변화가 생겨 인간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제프리 홀(73·미국), 마이클 로스바쉬(74·미국)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교 교수와 마이클 영(69·미국) 미국 록펠러 대학교 교수 등은 생체시계가 수면과 신진대사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해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생체시계는 지구가 자전하는 주기인 24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1999년 수면 연구자인 찰스 차이슬러 하버드 대학교 교수는 사람의 하루 생체 주기가 24시간11분이라고 발표했다. 이 주기에 따라 각종 호르몬과 인체 기관이 활동해서 잠을 자야하는 시간과 일어나서 활동해야 하는 시간을 구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1960년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사람을 창문이 없는 지하에서 생활하게 한 결과 대다수가 하루 간격으로 잠을 자고 일어나는 것을 반복했다. 프랑스의 지질학자 미셸 시프르는 1962년 알프스 산맥의 한 얼음동굴에서 63일간 고립된 생활을 하며 신체 활동이 주기적인지 관찰했는데 하루가 지나면서부터 시간과 날짜가 헷갈렸지만 잠에서 깨서 식사하고 다시 잠에 드는 주기가 약 24.5시간으로 하루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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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막기 위한 생체시계의 알람= 이렇듯 하루 생활 주기와 신체 리듬을 결정하는 생체 시계는 우리의 기상 시간까지 정해준다.

제프리 홀 등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연구를 살펴보면 생체리듬을 담당하는 '주기' 유전자가 발현하는 PER(Period) 단백질은 하루 주기에 맞춰 농도가 달라져 우리 몸의 변화를 이끄는 것을 알 수 있다.

주기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하는 PER 단백질은 밤에는 수치가 내려가 혈압을 낮추고 심장박동을 느리게 해 잠이 오게 만든다. 이 PER 단백질은 잠이 깨야 하는 아침이 되면 수치가 높아지기 시작해 서서히 잠에서 깨게 된다. 따라서 주말에도 평소 일어나는 시간에 생체시계가 맞춰져 있어 의도하지 않은 이른 시간에 잠에서 깨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상 시간이 충분한 숙면을 취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에 잠에서 깰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특히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 혹은 등교하라고 시끄럽게 알리는 알람시계 소리를 듣는다면 스트레스는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이때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급성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일종의 스테로이드성 호르몬이다. 매일 아침 기상 알람과 압박감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기억하는 우리 몸의 생체 시계가 스트레스를 받기 전에 코르티솔을 분비해 이를 피할 수 있게 미리 눈을 뜨게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생체시계 불균형은 스트레스와 신체적·정신적 피로도를 더욱 가중시켜 신체와 일상생활을 해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유지하고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과음을 하는 등 숙면을 방해하는 습관은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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