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여행+] 헤밍웨이가 사랑한 곳…쿠바 말고 `여기`도 있어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보덴제 지역은 라인강을 따라 자전거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보덴제 호숫가를 따라 노랗게 핀 들꽃을 감상할 수도 있어 더욱 좋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봄 하면 스위스다. 판에 박힌 산악열차, 너도나도 해봤다는 하이킹이 식상하다면? 그럴 땐 좀 더 색다른 자전거 라이딩이다. 에델바이스, 수선화, 알프스 장미까지 온갖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꽃길을 힘차게 내달리면 겨우내 움츠렸던 온몸도 뻥 뚫리게 마련. 명품 코스는 많고 많지만 천혜의 비경을 쏙쏙 골라 볼 수 있는 라이딩 코스 4가지만 엄선해 소개한다.

'봄꽃 설원' 레만호의 몽트뢰

해마다 봄이면 알프스 아래 초록 들판은 청초한 백색으로 새하얗게 물든다. 호반의 꽃길로 유명한 레만호의 몽트뢰. 언덕 일대를 수놓는 꽃은 수선화의 한 종류인 나르시스다. 4월 말에서 5월에 걸쳐 그 새하얌이 절정에 달해 '5월의 눈'이라고도 불린다. 그 모습이 어찌나 환상적이었던지 100여 년 전 몽트뢰 근교 산장에 머물고 있던 헤밍웨이도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서 나르시스 꽃밭의 풍경을 극찬했을 정도다. 3월이 지나면 수선화뿐 아니라 양귀비를 비롯해 장미 군락으로 장식된 화려한 봄꽃 로드가 만들어진다. 꽃잎 휘날리며 라이딩을 하다보면 봄철에 겨울동산을 누비는 기묘한 느낌이다.

'코끝 찡한 꽃길' 체어마트

스위스에서도 깨끗하기로 이름난 발레주. 체어마트는 그중에서도 독보적이다. 가솔린 차량은 출입금지. 간간이 전기자동차가 운행되고 태양에너지를 사용한 친환경 프로젝트가 시행되고 있다. 맑은 기운으로 코끝이 찡해질 정도인데 어떤 느낌인지는 가본 사람만 안다. 400㎞가 넘는 하이킹로는 자전거 라이딩에 좋다. 하지만 역시 최고봉은 블루멘베그라는 이름의 꽃길이다. 제주올레 6코스와 '우정의 길'로 맺어진 '체어마트 5개 호수길'이 시작되는 블라우헤르드에서 시작해 투프테른을 거쳐 수넥가로 돌아오는 길로 다채로운 꽃이 가득하다. 안내판을 통해 다양한 알프스 들꽃과 특징도 알 수 있어 더 알찬 코스. 총 길이 4.3㎞로 거리 부담도 없다.

'150종류 야생화의 절정' 실트호른

매일경제

실트호른의 알멘드후벨과 뮈렌을 잇는 내리막 구간은 말 그대로 꽃길 라이딩 코스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트호른은 하이킹 명소로 유명하지만 알고보면 자전거 라이딩을 하기에 더 좋다. 특히 알멘드후벨과 시골마을 뮈렌을 잇는 내리막 구간은 꽃길 라이딩을 위한 코스다. 전망 좋고 이색적인 레스토랑이 하나 보이는데, 코스의 시작점으로 이 근처가 코스의 시작이다. 산악 자전거로 약 15분 정도 소요되니, 뮈렌까지 내려오며 아름다운 봄꽃을 맛보자. 시작점으로 되돌아와 레스토랑에서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즐기는 알프스식 정찬. 개운하게 땀흘린 뒤라 맛은 배가된다. 전망도 전망이지만 코스가 길지 않아 초보 라이더도 도전할 만하다. 알파인로즈와 에델바이스를 볼 수 있는 시기도 바로 이때다.

'체리 과수원 라이딩' 스위스 북부

스위스에서 가장 맛있는 체리가 난다는 북부 바젤 지역. 판타지 영화에나 나올 법한 38㎞에 달하는 체리 루트가 리슈탈부터 체리 농가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다. 총천연빛 동산을 오르내리며 라이딩하다 배가 고파지면 갓 따낸 달콤 신선한 체리로 허기를 달래 보자. 스위스산 체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위스 대표 술, '키르쉬(Kirsch)'의 원료이기도 한데, 근방에서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여유가 있다면 투르가우(Thurgau) 주의 보덴제(Bodensee) 지역도 노려볼 만하다. 보덴제 호숫가에 광활하게 핀 노란 들꽃 사이를 누빌 수 있다. 산으로 들로 페달을 밟고 돌아다니다 보면 체력이 방전될 수 있다. 그럴 땐 슬쩍 파노라마 기차에 올라타자. 골든패스 열차를 타면 몽트뢰 주변 나르시스와 야생화 들판의 풍경을, 빙하특급과 베르니나 특급열차를 타면 그라우뷘덴주의 꽃부터 알프스 가장 깊숙이 수줍게 피어난 꽃까지 구경할 수 있다. 널찍한 기차에 자전거를 싣고 창문 너머로 끊임없이 변하는 꽃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몸이 가뿐해질 터. 다시 라이딩에 나설 시점이다.

※자료제공 = 스위스 정부관광청

[신윤재 여행+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