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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MB, 朴 前대통령과 같은 1001호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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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검찰 소환]

조사 앞서 1002호실서 티타임… 한동훈 차장검사가 참석할 듯

조사는 송경호·신봉수 부장검사, MB측 동의 있으면 영상 녹화

이명박 전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서울중앙지검은 요즘 분주하다. 청사 관리와 경비 등을 담당하는 박찬호 2차장검사와 김수현 총무부장검사는 일과 시간 대부분을 이 전 대통령 조사에 필요한 지원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청에 들어서 조사실로 오기 전까지의 동선(動線)과 조사실 비품 배치 등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 확인한다고 한다. 청와대 경호처와 서울 서초경찰서에 이 전 대통령 검찰 출두 당일 청사 주변을 지킬 경호 인력을 보내달라는 공문도 보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그래도 1년 전에 박 근혜 전 대통령을 조사했던 경험이 있어 그나마 준비가 수월한 편"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한다. 이 전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면 현관 앞에 대기하는 서울중앙지검 강진구 사무국장이 나와 이 전 대통령을 맞는다. 강 사무국장의 안내에 따라 계단 다섯 칸을 오르면 내·외신 취재진 100여명 앞에 그려진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은 간단한 소감을 밝힌 뒤 청사 조사실이 있는 10층으로 올라가게 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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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은 조사에 앞서 조사실 옆방에 마련된 휴게실(1002호)에서 검찰 고위 간부와 10분 정도 티타임을 갖는다. 특수부서를 총괄하고, 지금까지 이 전 대통령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해온 한동훈 3차장검사가 참석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 때는 노승권 당시 1차장검사가, 9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조사 때는 이인규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 차를 대접했다.

티타임을 마치면 이 전 대통령은 옆방인 1001호로 가서 본격적인 조사를 받는다. 이곳은 1년 전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조사실 중앙에는 큰 테이블이 있다. 한쪽에 조사를 진행할 부장검사와 평검사, 다른 한쪽엔 이 전 대통령과 변호인이 앉게 된다. 1001호실은 영상 녹화가 가능한 조사실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의 동의가 있을 경우 진술 내용은 녹화된다. 박 전 대통령은 영상 녹화를 원치 않아 진행되지 않았다. 녹화와 상관없이 서울중앙지검장 등 수뇌부는 조사실 CCTV로 조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수사팀에 지시를 내리게 된다.

이 전 대통령 조사는 송경호 특수2부장검사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가 교대로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수2부는 이 전 대통령의 10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첨단수사1부는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조사해왔다.

테이블 반대편에선 강훈·정동기 변호사가 교대로 이 전 대통령 변호에 나선다. 강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고, 정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정 변호사는 검찰이 2007년 당시 대선 후보이던 이 전 대통령의 서울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 등을 수사하던 시기 검찰 최상층부인 대검 차장검사였다. 검찰 수사의 핵심 내용을 보고받는 위치였다. 이로 인해 그가 공무원(검사)일 때 다뤘던 사건의 수임을 금지한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최근 불거졌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위반 여부를 심사 중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진술조서에 '피의자'로 적힌다. 그러나 실제 조사에서 검사는 그에게 '대통령님'이란 호칭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휴식 등을 위해 조사실에 소파를, 옆에 딸린 휴게실에는 침대를 배치했다. 박 전 대통령은 1년 전 10시간 넘는 조사를 마치고 자신의 진술조서를 확인하기 전 소파와 침대를 잠시 이용했었다.





[엄보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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