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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일사일언] 극장 음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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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현준·오디오 칼럼니스트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로 널리 알려진 넷플릭스는 1억1700만 명 사용자를 자랑하는 세계 1위의 영상 스트리밍 기업이자 콘텐츠 생태계를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다. 제작자 입김이 거센 영화계와 달리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투자하고 일절 간섭하지 않는 정책을 펴면서 유수의 창작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투자를 받지 못한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도 배우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와 함께 넷플릭스에서 차기작을 공개한다. 한국 김은희 작가의 '킹덤', 유재석의 예능 '범인은 바로 너!'도 넷플릭스로 방영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를 주목하는 것은 기술 혁신 때문이다. 사람들은 극장의 영상과 음향 시스템이 홈시어터보다 뛰어나다고 오해한다. 얼마 전 극장 설계를 진행하면서 시스템들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스펙과 기능 모두 홈시어터보다 떨어지면서 가격은 비쌌기 때문이다. 극장용 시스템이 경쟁력을 잃은 것은 전 세계 극장 시스템의 독점 공급권을 쥐고 있는 업체들의 카르텔 때문이다. 홈시어터에서는 이미 대중화된 기술 모두를 지원하는 극장이 국내에 단 한 곳도 없는 것은 이런 구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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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최신 기술을 발 빠르게 흡수해 극장의 퍼포먼스를 압도하고 있다. 누구보다 먼저 UHD, HDR, 돌비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콘텐츠를 제작했고 가장 많은 라이브러리를 자랑한다. 밝은 장면은 더 밝게, 어두운 장면은 더욱 어둡게 표현해 주는 HDR을 체험할 수 있는 대표 콘텐츠로 넷플릭스가 꼽힐 정도다. 새로운 영상과 음향 기술을 극장이 아니라 넷플릭스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무소불위로 보이는 넷플릭스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건 아니다. 할리우드 맹주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 중단을 선언하고 20세기폭스사를 인수하면서 내년에 넷플릭스와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천명했다. 넷플릭스와 할리우드 거물 디즈니가 시장 주도권을 두고 어떤 전쟁을 벌이게 될지 흥미진진하다.







[이현준·오디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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