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9 (화)

[기고] 미래 베팅하는 ‘N포 세대’ 도박중독 막아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학생 유병률 9.8%… 성인의 2배 / 학업 포기·범죄 연루 등 우려 커 / 대학 등 안전환경 조성 팔걷어야

봄이 시작되는 3월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때로 본다. 치열한 한국의 입시경쟁을 통해 대학생들은 새하얀 캔버스에 새내기, 새 출발, 설렘이라는 도전을 그려나가는 시기이다.

미국의 농업생물학자였던 윌리엄 클라크는 “청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는 말을 남겼다. 윌리엄 클라크가 말한 ‘야망’은 세속적인 성공과는 다른 것이다. 이 말이 들어간 문장 전체를 보면, 그가 말하고자 했던 ‘야망’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는 “청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돈이나 이기적인 출세, 사람들이 명성이라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한 야망이 아니라, 인간이 당연히 되어야만 하는 모든 것의 성취를 위한 야망을 가져라”고 말했다. 여기서의 야망은 오직 사람됨, 인간됨을 뜻한다. 세속적인 야망은 경쟁의 승리와 성공적인 결과를 통해 채워지지만 배타적이고 독선적이다. 그러나 윌리엄 클라크가 말하는 야망에는 경쟁과 성공 대신 관용과 사랑이 있다. 이러한 가치는 청년들이 ‘자아’가 있어 마음에 공포나 두려움, 포기가 아닌 기대와 희망이 가득하여 야망을 꿈꾸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청년들에게 삼포, 사포, 육포… N포세대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희망과 꿈을 언급할 수 없도록 하며, 하루를 살아내기 힘든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에서 도박은 우리 청년들에게 참 달콤한 유혹이다. 청년들은 도박으로 자신의 처절한 환경에서 벗어나려고 대박을 꿈꾸며, 온라인 공간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베팅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 대학생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11%였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대학생 도박중독 유병률을 2015년 14.2%, 2016년 9.8%로 파악했다. 이는 2016년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에서 나타난 성인의 도박중독 유병률 5.1%보다 2배 정도 높은 수치이다. 20대의 절반 이상이 사행산업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결과와 함께 대학생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높다는 것은 대학시기의 청년들이 높은 도박위험 상황에 처해 있음을 의미한다. 대학시기에 도박에 참여하게 되면 단순한 여가놀이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도박은 학업 및 근로 의욕을 저하시켜 개인의 장래에 부정적 결과를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에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게 된다.

세계일보

박애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예방홍보부장


한편 대학생 대상 연구들에서 대학생의 도박중독 관련 변인들은 성별, 연령, 가족이나 친척 등 동거인, 경제상태인 생활비 수준, 온라인 도박, 군필 여부 및 스포츠 참여 등이었다. 특별히 접근성이 용이한 불법 온라인 도박은 대학생들에게 쉽게 생활비를 벌 수 있다는, 돈을 딸 수 있다는 비합리적인 사고에서 학업포기, 조절력 상실, 절도, 사기 등 범죄를 저지르는 심각한 상태로 만든다. 이와 같이 대학생 도박중독은 개인 차원을 넘어 다차원적이고 다양한 요인들에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N포세대로 명명하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이 도박이란 달콤한 유혹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야망을 갖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도박문제 예방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대학은 대학생들의 도박문제를 인식하며, 도박문제로부터 선제적으로 대학생을 위한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위험집단 선별과 단기개입 및 도박문제 해결을 위한 연계 서비스 체계 구축과 실행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대학생, 청년들에게 당당하게 야망을 가져라’고 외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애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예방홍보부장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