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안전 보장되면 핵 폐기 메시지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변화 예상”
트럼프 “북 잘되고 우린 성공” 기대
정의용은 중·러, 서훈은 일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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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방북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에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관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정 실장은 중국과 러시아, 서훈 국정원장은 일본을 방문하기 위해 오늘(12일) 출국한다. [사진 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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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핵 동결·파기를 한국 특사단을 통해 백악관에 공식 전달한 데 대해 정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의 북한이 지금 이렇게 파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미국·한국 등에서 정부가 바뀌면 북한과의 합의 역시 바뀌어 버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 한·미 정상의 임기가 상당히 남은 게 김정은을 움직이는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도 김정은이 중국이 아닌 미국 대통령과 먼저 만나겠다고 했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한반도 지형은 기존의 북·중·러 대 한·미·일이 아닌 전혀 다른 구도가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후 집권한 김정은은 그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 보궐선거 유세장에서 “나는 (회담장을) 빨리 떠날 수도 있고, 아니면 앉아서 가장 위대한 합의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북한)은 화해하기 원하며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미사일을 쏘아 올리지 않을 것이며 나는 그 말을 믿는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선 “북한은 아주 잘될 것이며 우린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이것(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이날 현 상황과 관련한 중앙일보의 질의에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 비핵화 약속을 지키고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NSC 관계자는 “김정은은 한국 특사단을 통해 ①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②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을 자제하며 ③정례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한다는 걸 이해한다는 점을 전했고,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을 표시했다. 이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수락에 부응해 미국 측에 신뢰 구축을 보여 주는 차원에서 북한에 억류된 김동철 목사 등 미국인 3명을 조건 없이 석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악관 보고를 마치고 11일 귀국한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12∼13일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을 면담하고 방북 결과를 알린다. 정 실장은 그 직후 러시아로 향해 15일까지 머문다. 서 원장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함께 12일 일본을 찾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한다.
정용수 기자,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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