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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정치부 기자 |
지난 한 주는 ‘민주당 잔혹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혀 온 정봉주 전 의원과 민 의원까지 줄줄이 성추문에 휩싸였다. “(미투 운동을) 좀 더 가열차게 해 좌파들이 좀 더 많이 걸렸으면 좋겠다”던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바람이 이뤄지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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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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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를 진영 논리에 적용시킨 건 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은 지난 1월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피해를 폭로했을 때 한국당에 칼을 겨눴다. 당시 검사장으로서 안태근 검찰국장의 성추행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교일 한국당 의원을 향해 “발뺌만 하고 있는 최 의원은 너무 비겁하다(김현 대변인)”고 공세를 폈다. 민주당이 이럴수록 서 검사의 폭로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야 했다. 민주당도 그간 ‘성누리당’이라고 비난하는데 앞장섰고, 결국 정치권이 달라진 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투 국면에서 정치권이 정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가 이중 삼중 고통받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힘을 다 써도 모자랄 판에 “누가 더 떳떳한지 겨뤄보자”는 건 너무 한가한 소리 아닌가. 이념을 떠나, 성별을 떠나 이 사태까지 오도록 방치한 것만으로도 떳떳한 사람은 없다. 어느 정당이 진정성을 갖고 해법을 모색하는지, 또 어느 정당이 선거 유불리만 따지느라 급급한지는 국민이 잘 판단할 것이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김경희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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