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불법자금 의혹' 박영준 전 차관 14시간 檢조사 뒤 귀가

불법자금 수수 관여·MB 지시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

송정호 전 장관·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도 조사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8)이 12일 새벽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불법자금 수수 관여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18.3.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이명박정부 시절 '왕차관'으로 통했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8)이 약 14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고 12일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박 전 차관을 전날(11일) 오전 9시50분쯤부터 다음날 오전 0시10분쯤까지 약 14시간동안 조사를 벌였다.

앞서 박 전 차관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불법자금 수수에 관여한 혐의, 이 전 대통령이 지시한 부분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검찰 조사에 수차례 불응한 것으로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박 전 차관과 동행한 변호인이 "불응한 적 없다. 오늘 처음 소환 받았다"고 답했다.

박 전 차관은 MB정부 시절 국정운영과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로 알려지며 '왕차관'으로 불리기도 했다. 검찰은 불법자금이 선거와 인사청탁의 대가로 사용됐다면 박 전 차관이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11일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77), 이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49·사법연수원 25기)도 소환해 조사하며 막판 혐의 다지기에 주력했다.

앞서 검찰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인사청탁 명목으로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의원, 맏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등에게 돈을 준 정황이 담긴 비망록을 확보한 바 있다.

송 전 장관은 이 전 대통령 당선 뒤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에 참여했던 측근이다. 그는 2009년 1월부터 이 전 대통령이 설립한 청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특히 그는 이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바 있어 자금흐름을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이 전무의 삼성 수원사옥 사무실과 서울 한남동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동시에 소환해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전무는 2008년 2월 이 전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금융기관장 취업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을 수차례에 걸쳐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 전무가 단순히 자금통로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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